TK·PK도 계엄사과 분출… 초·재선 외침에 침묵하는 중진

입력 2025-12-08 02:04
김용태, 이성권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3일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계엄에 대한 반성과 사과 메시지 발표에 동참한 국민의힘 의원 수는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수감 중인 권성동 의원을 빼면 106명 중 45% 정도로 과반에는 못 미친다. 전통적 보수 지역인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 의원 사이에서도 계엄 사과 목소리가 분출했다. 초·재선이 사과 움직임을 주도했고, 4선 이상 중진들은 침묵하는 경향을 보였다.

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의원 12명 중 5명, 경북 의원 13명 중 5명이 공동 성명이나 개인 메시지 형태로 계엄 사과 입장을 냈다. TK 전체로 보면 25명 중 10명(40%)이 사과 행렬에 동참했다. 부울경 33명 중에선 부산 7명, 울산 1명, 경남 3명 등 11명(33%)이 사과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석이 절반 이상 몰려 있는 TK와 부울경에서도 계엄 사과를 외면하는 지도부를 향한 노선 전환 요구가 폭발한 것이다.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를 지역구로 둔 3선 윤한홍 의원은 지난 5일 지도부가 주최한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 참석해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했다. ‘원조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분류됐던 그는 “계엄을 벗어던지고, 그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니, 우리가 아무리 이재명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초·재선 25명 중심 계엄 사과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김재섭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윤 어게인’을 비판하는 것과 윤 의원이 비판하는 것은 무게의 차이가 크다”며 “윤 의원이 (계엄 사과 논란과 관련해) 종지부를 찍어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설정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윤 의원 발언 후 일부 중진의원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 73명 중 40명이 동참하면서 초·재선 의원이 계엄 사과를 주도한 데 반해 선수가 올라갈수록 중진들은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감 중인 권 의원을 제외한 4선 이상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4선에선 안철수, 5선에선 권영세, 6선에선 조경태 의원이 사과에 동참했다. 3선은 15명 중 5명이 참여했다.

지도부의 내년 지방선거 전략을 두고 당내 의구심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장 대표는 전날 보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누구보다도 선거를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지율도 올리고 싶고, 중도 확장도 공감한다”면서도 “제가 계획한 타임라인이 있고 지금까지는 제가 생각했던 것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번 타자에겐 발 빠른 것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큰 홈런 한 방으로 역전시키길 기대하지 않느냐”며 “어떤 경우도 실망시키지 않고 앞으로 꿋꿋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정우진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