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계엄에 대한 반성과 사과 메시지 발표에 동참한 국민의힘 의원 수는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수감 중인 권성동 의원을 빼면 106명 중 45% 정도로 과반에는 못 미친다. 전통적 보수 지역인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 의원 사이에서도 계엄 사과 목소리가 분출했다. 초·재선이 사과 움직임을 주도했고, 4선 이상 중진들은 침묵하는 경향을 보였다.
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의원 12명 중 5명, 경북 의원 13명 중 5명이 공동 성명이나 개인 메시지 형태로 계엄 사과 입장을 냈다. TK 전체로 보면 25명 중 10명(40%)이 사과 행렬에 동참했다. 부울경 33명 중에선 부산 7명, 울산 1명, 경남 3명 등 11명(33%)이 사과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석이 절반 이상 몰려 있는 TK와 부울경에서도 계엄 사과를 외면하는 지도부를 향한 노선 전환 요구가 폭발한 것이다.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를 지역구로 둔 3선 윤한홍 의원은 지난 5일 지도부가 주최한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 참석해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했다. ‘원조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분류됐던 그는 “계엄을 벗어던지고, 그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니, 우리가 아무리 이재명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초·재선 25명 중심 계엄 사과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김재섭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윤 어게인’을 비판하는 것과 윤 의원이 비판하는 것은 무게의 차이가 크다”며 “윤 의원이 (계엄 사과 논란과 관련해) 종지부를 찍어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설정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윤 의원 발언 후 일부 중진의원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 73명 중 40명이 동참하면서 초·재선 의원이 계엄 사과를 주도한 데 반해 선수가 올라갈수록 중진들은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감 중인 권 의원을 제외한 4선 이상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4선에선 안철수, 5선에선 권영세, 6선에선 조경태 의원이 사과에 동참했다. 3선은 15명 중 5명이 참여했다.
지도부의 내년 지방선거 전략을 두고 당내 의구심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장 대표는 전날 보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누구보다도 선거를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지율도 올리고 싶고, 중도 확장도 공감한다”면서도 “제가 계획한 타임라인이 있고 지금까지는 제가 생각했던 것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번 타자에겐 발 빠른 것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큰 홈런 한 방으로 역전시키길 기대하지 않느냐”며 “어떤 경우도 실망시키지 않고 앞으로 꿋꿋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정우진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