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명가 삼성, 내년에도 K리그2… 승강 PO서 제주에 져 ‘승격 실패’

입력 2025-12-08 01:24
수원 삼성의 외국인 공격수 마테우스 세라핌이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 FC와의 2025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실점한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의 ‘명가’ 수원 삼성이 어렵사리 잡은 K리그1 승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수원은 내년에도 K리그2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또 다른 명가 전북 현대는 K리그1과 코리아컵을 모두 제패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수원은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 FC와의 2025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승강 PO) 2차전에서 0대 2로 패했다. 지난 3일 승강 PO 1차전에서도 0대 1로 졌던 수원은 1·2차전 최종 합계 0대 3으로 제주에 밀려 1부 승격에 실패했다. 올해 K리그1 11위로 승강 PO에 나섰던 제주는 총력전을 펼친 끝에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수원은 1차전에서 제주의 외국인 공격수 유리 조나탄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이날 2차전에서도 경기 시작 55초 만에 제주 김승섭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최후방에서 나온 패스 실수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악재가 겹쳤다. 공 다툼 과정에서 상대 정강이를 걷어찬 수비수 이기제가 비디오판독(VAR) 온 필드 리뷰 끝에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는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원은 전반 추가시간 수비 진영에서 공을 빼앗겼고, 제주 이탈로의 쐐기골로 연결됐다.

K리그1 4회, 코리아컵 5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에 빛나는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호였다. 하지만 2023시즌 K리그1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으며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됐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2 6위에 머물러 승격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올 시즌 20승12무7패(승점 72)로 준우승을 차지해 승강 PO에 직행했으나, 마지막 승격 관문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 K리그1 통산 최다 10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 전북은 코리아컵 정상에도 등극하며 겹경사를 누렸다. 전북은 전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광주 FC와의 2025 코리아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하며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0시즌 이후 5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더블이다.

지난해 K리그 10위로 자존심을 구겼던 전북은 올 시즌 거스 포옛 감독 부임을 계기로 옛 명성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팀 재건을 이끈 포옛 감독이 돌연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면서 결별 가능성이 커졌다. ‘포옛 사단’의 일원인 타노스 코치가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받은 뒤 사임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