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부·유두 보존 기술 향상돼
절제와 동시 ‘즉시 재건’ 비율 증가
부분 재건은 아직 건보 적용 안돼
수술 후 무거운 물건 들기 피해야
절제와 동시 ‘즉시 재건’ 비율 증가
부분 재건은 아직 건보 적용 안돼
수술 후 무거운 물건 들기 피해야
"유방 재건은 암 수술 후 자존감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의 연장입니다."
국내 여성암 중 발병률 1위인 유방암은 조기 진단 확대와 수술·항암·방사선 치료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장란숙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8일 "이제 유방암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치료 이후의 삶의 질을 유지·회복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그 중심축에 유방 재건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방 재건은 단순히 '가슴을 다시 만드는 수술'이 아니라 유방 절제 후 발생하는 정체성의 손실, 신체 이미지 왜곡, 대인관계·사회생활 위축 등을 개선하는 치료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특히 40·50대에서 재건 선택이 활발하다"면서 "근래 피부와 유두 보존율이 높아지고 1차 치료 후 환자의 심리적 충격을 줄이려는 노력과 맞물려 유방 절제와 동시에 영구 보형물을 넣는 '즉시 재건'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방 재건이 생존율이나 재발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은 이미 밝혀져 있다. 장 교수에게 유방 재건 치료의 현재에 대해 들어봤다.
-유방암 수술 후 재건을 많이 하나.
“유방 재건은 전절제 수술 후 손실된 유방 조직의 형태, 피부, 윤곽을 복원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전통적으로 재건 비율이 낮았으나 2015년 건강보험 적용(선별급여 50%) 후 재건율이 빠르게 증가했다. ‘BRCA 유전자’ 보유 환자는 반대쪽 유방에 암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 목적의 전절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재건 치료에도 보험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분석 연구를 보면 유방 전절제 후 재건 선택 비율은 2015년 약 19.4%에서 2018년 53.4%로 크게 뛰었다. 현재도 상당수 환자들이 재건을 택하고 있다.”
-부분 절제 시에도 재건을 하나.
“암이 있는 유방 조직 일부만 제거하는 부분 절제 수술 환자도 재건술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부분적으로 결손 부위의 함몰이 있기 때문에 유방 전체 모양인 보형물을 이용한 재건은 적당하지 않고 자기 몸의 지방이나 근육을 이용해 함몰 부위를 보충하는 식으로 한다. 단, 부분 재건술에는 보험이 안 된다. 급여 확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수술 시기에 따라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즉시 재건은 유방 전절제술과 동시에 재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피부와 유두를 보존하는 수술이 늘면서 즉시 재건의 범위도 넓어졌다. 지연 재건은 절제술을 받고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 등을 마친 후 수개월~수년 뒤 받는 것이다. 절제술 후 피부가 들러붙고 섬유화(딱딱해짐)가 진행된 상태기 때문에 수술 난도가 높다. 여러모로 즉시 재건이 지연 재건에 비해 수술이 비교적 용이하고 미용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권고하는 편이다.”
-재건에 쓰이는 재료는.
“유방 모양 보형물이나 자기 조직을 이용한다. 실리콘 혹은 식염수로 된 보형물은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전절제술 후 상태에 따라 ‘조직 확장기’를 이용한 두 단계 재건과 바로 보형물을 삽입하는 한 단계 재건으로 나뉜다. 조직 확장기는 절제 후 빈 풍선 형태로 넣은 뒤 밖에서 생리식염수를 반복 주입해 피부·근육을 서서히 늘리고 3~6개월 뒤 영구 보형물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피부 절제 범위가 넓어서 보형물 삽입 후 봉합이 어렵거나 절제 후 피부가 얇아 혈류가 좋지 않을 때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최종 재건까지 과정이 길고 두 번의 수술이 필요한 게 흠이다. 자기 조직 이용 재건은 복부나 등, 허벅지 뒤쪽의 지방을 뽑아서 함몰 부위에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연스러운 모양과 촉감을 얻을 수 있다. 안정성이 높고 시간이 지나도 모양·촉감의 변화가 적고 보형물 교체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가슴과 떨어진 부위의 근육 등 조직을 떼서 이식하기도 하는데, 이땐 혈관을 이어야 해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절제 후 영구 보형물을 바로 넣는 즉시 재건이 선호되는데.
“조직 확장기를 생략하기 때문에 한 번의 수술로 재건이 완성된다. 피부와 유두를 보존하는 수술이 표준화되면서 보형물을 즉시 넣을 수 있는 조건이 크게 넓어졌다. 보형물을 유지해 주는 지지체(동종 진피)의 발전도 자연스러운 가슴 모양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단, 모든 환자에게 즉시 재건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절제술 후 피부가 너무 얇거나 피부의 혈류가 좋지 않으면 피부 괴사 위험이 있고 가슴이 너무 크거나 처진 경우 자연스러운 모양을 구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재건 치료 후 주의할 점은.
“보형물이든 자기 조직 이용 재건이든 수술 뒤 약 한 달간은 한쪽 팔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가슴 운동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또 배의 지방 등을 이용한 자기 조직 재건의 경우 복부 운동은 피해야 한다. 샤워는 대부분 봉합사를 제거한 2주 후부터 가능하나 사우나, 찜질방, 수영장 등은 한 달 후쯤부터 할 것을 권고한다. 수술 후 약 3개월간은 병원에서 권고하는 보정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와이어나 볼륨 보정 브래지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장 교수는 “유방 재건에는 여러가지 고려할 요소들이 많아 재건 의사의 풍부한 경험과 환자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