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첫 사장단 회의… “HD현대 특유의 추진력 발휘하자”

입력 2025-12-05 00:53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취임 후 첫 사장단 회의를 열고 2030년 그룹 매출 ‘100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장밋빛 청사진 보다는 그룹이 직면한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경영진부터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D현대는 3~4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정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및 주요 경영진 32명이 참석해 그룹 경영전략 회의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조선 발주 사이클 둔화,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 및 현지화 정책 강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회의 참석자들은 그룹 전 사업 부문의 경영 전략을 면밀히 점검했다고 한다. 이어 친환경·디지털·AI전환 가속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성장 분야 육성 등을 주축으로 2030년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성장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67조8000억원이었는데 향후 5년 내 이보다 1.5배가량 많은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HD현대는 우선 조선 분야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건설기계 분야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건설기계 분야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경우 혁신 활동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로 수익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력기기 사업은 생산능력을 확충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중·저압 차단기 시장에서도 입지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로보틱스, 자율운항, 연료전지, 소형원자로(SMR) 등 신성장 사업의 성과 창출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금이 우리 그룹의 변화와 도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주력 사업들이 직면한 엄중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리더들부터 HD현대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