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사탐런까지… ‘2등급 이내’ 사탐 30% 늘고 과탐 25% 줄어

입력 2025-12-05 02:04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며 컴퓨터용 사인펜 마킹 연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대입은 사회탐구로 수험생이 쏠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사회탐구에서 2등급 이내에 든 인원이 지난해보다 30% 늘고, 과학탐구는 25% 감소하는 등 입시 현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정시에서 탐구 영역 점수를 반영할 때 활용하는 변환표준점수(변표)를 조속히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4일 발표한 ‘2026학년도 수능 채점결과’에 따르면 사회탐구에서 2등급 이내 성적을 받아든 인원은 모두 7만9611명이었다. 지난해(6만1236명)보다 1만8375명(30%) 늘어났다. 2등급 이내 증가자 수는 사회문화가 9496명(48%), 생활과 윤리 5180명(29%), 윤리와 사상 1357명(29.8%)이었다.

반면 과학탐구에서 2등급 이내 인원은 3만7308명으로 지난해(4만9920명)보다 1만2612명(25.3%) 줄었다. 지구과학Ⅰ 5786명(29.3%), 생명과학Ⅰ 2649명(17.3%), 화학Ⅰ 2626명(46.7%) 등으로 낙폭이 컸다. 과학탐구 선택 수험생들은 가뜩이나 영어가 어렵게 출제된 상황에서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시에서는 탐구 과목 간 점수 격차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탐구 선택과목들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사탐과 과탐 모두 6점이었다. 사회탐구에서는 세계지리가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치와 법이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의 경우 생명과학Ⅰ이 74점, 물리학Ⅱ가 68점이었다. 지난해는 탐구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사회탐구 11점, 과학탐구 8점이었다. 올해 격차가 다소 완화됐지만 사탐런 현상과 맞물려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들의 변표 적용 방식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변표는 정시에서 탐구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 등을 보정하기 위해 대학마다 산출하는 점수를 말한다.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표를 손에 쥐어도 대학에서 변표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지원 대학에서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깜깜이’ 상태인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런은 수시에서 사회탐구 수험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했고, 정시에선 사탐에서 고득점자가 늘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흐름”이라며 “수능 난이도 차이, 사탐런 현상, 의대 모집정원 축소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변표 적용 방식을 대학들이 빨리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