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회 “공학 반대”, 덕성·성신여대도 참전

입력 2025-12-05 02:05
‘공학 반대’ ‘총장 OUT’ 등의 문구가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바닥에 래커칠이 돼 있다. 동덕여대가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3일 공식화하면서 학내 갈등이 다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가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동덕여대 학생뿐 아니라 타 여대에서도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불붙고 있다. 이번 공학 전환이 2000년대 들어 처음 있는 일인 만큼 동덕여대에선 학생 총투표를 진행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에 공학 전환 반대 민원을 대거 접수하는 이른바 ‘총공(총공격) 운동’이 동덕여대 이외 타 여대에서도 확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덕성여대, 성신여대 등 학생들은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참여 방법을 공유하며 연대 움직임에 나섰다.

덕성여대 재학생 문모(20)씨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를 위한 연대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참여할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이 학교 게시판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커뮤니티에도 ‘동덕여대 교육부 민원 총공 인증합니다’ ‘다들 참여해주세요’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타 여대 학생들의 연대 움직임은 동덕여대 공학 전환을 계기로 다른 여대들에서도 공학 전환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성신여대에선 외국인 특별전형 신·편입학 국제학부 모집에 성별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공지 이후 이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성신여대 경영학과 재학생 A씨는 “다음은 우리 학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대만의 긍정적인 요소들이 충분히 있는데 대학 측이 일방적인 소통으로 동덕여대 학생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측이 이날 오후 진행할 예정이던 래커칠 제거 행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전날 온라인에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에 게시되면서 학교 측은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칼부림 예고 글과 칼이 든 가방 사진을 SNS에 올린 10대 여성 A양을 공중협박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이 지난달 초 업무상 횡령·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여성의당은 지난해 12월 김 총장을 비롯해 조원영 이사장, 조진완 총무처장 등 학교 임직원 7명을 교비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동덕여대 측은 “교육시설 점거에 대한 법률대응 비용 등 학교 운영 관련 비용임이 명백하다”며 “총장의 사적인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차민주 이찬희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