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다시 뛰는 영남… 산업·인재·데이터 전략 초광역 협력”

입력 2025-12-04 18:53
경남 창원시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에서 4일 열린 2025 영남미래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종수 국민일보 편집인,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김경호 국민일보 사장, 김경수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 안효대 울산시 경제부시장, 성희엽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창원=권현구 기자

영남권 4개 시도가 인공지능(AI) 전환기를 맞아 산업·인재·데이터 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제조업 기반 약화와 청년 유출이라는 공통된 위기 속에서, 어떤 산업 전환을 추진하고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지역별 해법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국민일보는 4일 경남 창원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에서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심장, 영남이 다시 뛴다’를 주제로 ‘2025 영남미래포럼’을 열었다. 부산·대구·울산·경북 등 4개 시도의 부단체장들은 첫 종합토론에서 기존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각자의 방향을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영남은 산업화를 이끌어온 대한민국의 심장이었지만 지금은 전환점에 서 있다”며 “지역별 강점이 서로 연결될 때 파급력이 가장 커진다”고 논의를 열었다.

부산시는 ‘AI 중심 균형발전론’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했다. 성희엽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AI 산업은 투자와 데이터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특성상 지역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며 “기술 도입보다 균형발전 구조를 새로 설계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시도가 가진 산업 기반을 어떻게 연계하고 확장할지 큰 틀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전반적으로 상반된 시각을 제시했다. 안효대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전통 제조업 경쟁력이 약해지는 현실에서 AI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라며 “제조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영남 전체의 산업 전주기를 다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해양물류, 대구 모빌리티, 경북 철강·반도체가 연결되면 소재 부품 완제품 물류까지 이어지는 성장축을 만들 수 있다”며 청년 유입을 위한 생활·문화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정부의 국가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한 모델을 제시했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정부가 제조업 중심의 AI 융합을 추진하는 만큼 영남권이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며 기계·헬스케어·로봇을 결합한 ‘피지컬 AI’ 전략을 소개했다. 또 “포스텍·DGIST·유니스트 등과 지역 대학을 하나의 인재 공급 체계로 묶어야 한다”며 권역형 교육·연구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북도는 산업·인재·데이터를 아우르는 가장 큰 전략 구도를 제시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산업 인재 데이터를 통합한 동서·남북형 산업벨트를 구축하고, 대학 간 공동 학점·연구 트랙을 포함한 영남 인재 순환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논의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문제의식은 동일했다. 울산시는 “산업 전주기를 한 축으로 묶지 않으면 제조 경쟁력이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산업뿐 아니라 인재·데이터도 권역 단위로 재편해야 한다”고 했으며, 경북도는 “각자도생은 끝났다. 영남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윤일선 조원일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