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니콘기업 13개로 세계 11위… 미국 229개 늘 때 2곳 증가 그쳐

입력 2025-12-04 00:26

혁신 성장의 척도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의 수가 한국은 13개로 세계 11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은 229개사를 새로 배출한 반면 한국은 2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CB인사이트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1276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717개(5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151개, 인도 64개, 영국 356개, 독일 32개 순으로 나타났다. 프랑스(29개), 이스라엘(23개), 캐나다(20개), 브라질(18개), 싱가포르(16개)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이후 4년간 미국의 유니콘 기업은 229개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72.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개 기업이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은 상위 10개국 중 유일하게 19개 기업이 줄었는데, 이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중국 벤처 시장 위축 여파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유니콘 기업 배출이 더딘 이유와 관련해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는 포지티브 규제(허용된 것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금지)와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성장 페널티’가 스타트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속도도 느린 편에 속했다. 기업을 설립해 유니콘 기업이 되기까지 한국은 평균 8.99년이 걸려 상위 10개국 전체 평균 기간인 6.97년과 비교해 길었다. 중국이 6.27년으로 가장 빨랐고 독일(6.48년), 미국(6.70년), 이스라엘(6.89년)은 평균 6년대의 시간이 걸렸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기업 성장의 상징적 지표인 유니콘 기업 배출이 둔화하는 것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제도 혁신과 풍부한 자본 유입이라는 양 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유니콘 육성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