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간 청년 소득 23% 늘 때, 지역에선 12% 증가 그쳤다

입력 2025-12-04 02:39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연합뉴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층(15~39세)의 소득이 22% 넘게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에 머문 청년층 소득은 12.1%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경권(대구·경북) 청년이 서울로 이동했을 때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국가데이터처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청년 인구이동에 따른 소득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시대위원회가 의뢰한 것으로 2022~2023년 소득이 있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했다. 2023년 거주지를 바꾼 청년의 소득을 2022년 소득과 비교한 것이다. 그해 전체 이동 인구의 69.6%인 13만명이 청년층이었다.


분석 결과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의 소득이 가장 많이 높아졌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소득은 2022년 2439만원에서 2023년 2996만원으로 22.8%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소득 상승률(7.6%)보다 3배 이상 높다. 비수도권에서 이동하지 않고 머무른 청년(12.1%)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높다.

권역별로는 대경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전년 대비 소득 증가율이 30.5%로 가장 높았다. 서남권(광주·전남)과 동남권(부산·울산·경남)에서 이동한 청년의 소득은 각각 28.0%, 25.1% 올랐다. 충청권은 17.9%로 조사됐다.

똑같이 수도권으로 향했더라도 여성 청년 소득이 남성보다 더 크게 늘었다. 여성의 경우 2022년 대비 2023년 소득은 25.5% 증가했지만 남성은 이보다 낮은 21.3%였다. 특히 대경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여성 청년의 소득(37.4%)이 동남권(33.8%)과 서남권(31.7%)보다 더 크게 상승했다.

비수도권에 여성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바울 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비수도권에는 남성 비중이 높은 제조업 중심 일자리가 집중된 반면 수도권에는 여성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및 전문직종이 많다”며 “여성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해 이런 일자리에 종사하면서 소득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10명 중 3명 이상은 소득 분위도 상향됐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34.1%가 상향이동했는데, 이는 기존보다 상대적으로 더 고소득 분위인 계층으로 올라갔다는 의미다. 수도권 이동자 중 소득 하위 20%(1분위)에 속한 비율도 2022년 30.7%에서 2023년 21.0%로 10% 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데이터처는 “청년의 수도권 집중은 지역 간 임금·산업 격차에서 기인한다”며 “5극 권역 내 거점도시를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해 권역 내 인구 이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잇는 교통 인프라 고도화를 우선 과제로 삼고 대기업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할 여건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