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성능 추격에 초조한 오픈AI ‘코드 레드’ 발령…“챗GPT 개선 총력”

입력 2025-12-04 00:36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내부에 경고등이 켜졌다. 구글의 ‘제미나이3’,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5’ 등 경쟁 인공지능(AI) 모델의 추격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광고나 AI 에이전트 같은 추가 기능 도입을 멈추고 챗GPT의 핵심 서비스인 ‘대화 경험’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앞서 구글은 2022년 12월 챗GPT 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코드 레드’(비상경영 상황)를 발령했는데, 3년 만에 정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전날 사내 메모를 통해 코드 레드를 선언했다. 메모에는 챗GPT 성능 개선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달라는 주문이 담겼다. 광고와 헬스케어·쇼핑 AI 에이전트, 개인 비서 ‘펄스’ 등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챗GPT 개선을 담당하는 인력들과 매일 회의를 열고 인력 재배치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픈AI가 성능 개선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경쟁사 모델이 챗GPT 보다 여러 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제미나이3는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각종 벤치마크 지표에서 챗GPT-5-1을 앞질렀다. 구글이 밝힌 제미나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7월 4억5000만명에서 지난 10월 6억5000만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앤트로픽의 성장세도 오픈AI에 큰 부담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25일 추론과 전문 작업에 적합한 최상위급 AI 모델 클로드 오퍼스4.5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코딩과 컴퓨터 활용 분야에서 현존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가격은 이전 모델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창사 이래 흑자를 낸 적이 없는 오픈AI는 자금 조달 면에서도 곤란한 상황이다. 향후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비용 증가를 매출이 따라잡지 못해 상시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은 기존 사업 수익으로 투자를 이어갈 수 있고, 신용 접근성 역시 비상장사인 오픈AI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