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커시위 1년’ 동덕여대 2029년 남녀공학 전환

입력 2025-12-03 19:11
작년 11월 14일 서울 성북구의 동덕여자대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교는 우리를 꺾을 수 없다’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덕여대가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3일 밝혔다. 전날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공학 전환 권고안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래커칠 시위 등 오랜 학내 갈등 끝에 공학 전환 논의가 마무리됐지만 총학생회 등 일부 학생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권고안은 교수, 학생, 직원, 동문 등 다양한 구성원의 숙의와 토론을 거쳐 마련된 책임 있는 결론”이라며 공론화위 권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김 총장은 이어 “공학 전환의 이행 시점은 현재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여러분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덕여대 공론화위는 전날 “숙의 기구 토론, 타운홀 미팅, 온라인 설문조사 등에서 공학 전환을 선택한 의견이 여성대학 유지를 선택한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면서 공학 전환을 권고했다. 공론화위는 지난 6월부터 교수·학생·직원·동문이 참여한 숙의 과정을 통해 공학 전환 논의를 진행했다.

대학 측은 이번 결정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향후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과제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구체적 발전 계획과 대학 운영 혁신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4일에는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래커 제거 행사가 열린다.

반면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김 총장의 입장문에 강력 반발했다. 총학생회 측은 “이를 시작으로 다른 여중·여고·여대가 맞닥뜨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며 대학 본부에 요구하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11월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에 래커칠을 해 논란이 됐다. 총학생회는 대자보와 온라인 성명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의사결정 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