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 끌어올렸다… 3분기 GDP 성장률 1.3% ‘15분기만 최고’

입력 2025-12-04 00:14

3분기 한국 경제가 1.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15분기 만의 최고치로 지난 10월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높아졌다. 소비 쿠폰 덕분에 내수 회복세가 뚜렷했고, 건설 투자가 6개 분기 만에 성장한 것이 컸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만 하지 않으면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3일 내놓은 3분기 및 연간 국민 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7~9월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3% 늘었다. 지난해 1분기(1.2%) 이후 첫 1%대로 2021년 4분기(1.6%) 이후 가장 높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2분기 -0.2%, 3·4분기 각각 0.1%, 올해 1분기 -0.2%로 4개 분기 연속 0% 선을 넘나들다 2분기 들어 0.7%로 반등했다.

한은은 4분기-0.4~-0.1% 수준으로 성장하면 올해 연간 1% 성장하고, 0% 이상이면 연간 1.1%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오는 4분기 성장률이 0% 이상이면 연간 1.1%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한은이 제시한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2%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비교하면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1% 포인트)와 건설 투자·수입(각각 0.7% 포인트), 수출(0.6% 포인트), 설비 투자(0.2% 포인트), 정부 소비(0.1% 포인트) 성장률이 상향 조정됐다. 특히 한동안 저조했던 건설 투자가 토목 건설 위주로 속보치(-0.1%)와 달리 0.6%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호조로 2.1% 증가했다. 김 부장은 “기업의 반도체 공장 건설과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으로 건설 투자가 개선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성장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3분기 성장률의 대부분인 1.2% 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지난 2분기(0.4% 포인트) 대비 0.8% 포인트 껑충 뛰었다. 특히 민간 소비가 0.6% 포인트 기여해 성장을 주도했다.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각각 1.3% 증가했다. 민간 소비는 2022년 3분기(1.3%) 이후, 정부 소비는 2022년 4분기(2.3%) 이후 최고 증가율이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 기여도는 0.1% 포인트다.

다만 국민이 나라 안팎에서 벌어들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 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교역 조건이 나빠져 실질 무역 손실이 커졌고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 소득도 줄면서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