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보고서에 민원 상담까지… 정부, 일하는 방식 달라진다

입력 2025-12-03 18:41 수정 2025-12-04 00:24
한 시민이 3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개최된 ‘2025 대한민국 정부혁신 박람회’에서 인공지능(AI) 행정지원 챗봇을 체험하고 있다. 박람회는 국민주권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정부혁신 사례와 과제를 일반 국민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행정안전부 제공

‘자치 재정권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보고서를 쓰려고 해. 관련 정책과 논문을 바탕으로 보고서 초안을 만들어 주라.’

3일 청주 오스코에서 개막한 ‘2025 대한민국 정부혁신 박람회’ 현장. 행정안전부 공공AX혁신관에 마련된 인공지능(AI) 행정지원 챗봇에 위와 같은 내용을 입력하자, A4 용지 3장 분량의 보고서가 5초도 안 돼 완성됐다. 보고서는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어 자율적인 정책 추진에 제약이 있다’며 개선 방안들을 소개했다. 변영태 행안부 사무관은 “AI 덕에 공무원의 업무 속도가 2배 정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정부혁신 박람회는 국민주권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정부혁신 사례와 과제를 일반 국민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AI X 정부혁신=국민 행복 제곱’을 주제로 오는 5일까지 열린다. 중앙부처 26곳, 지방정부 20곳, 공공기관 43곳, 민간기업 68곳이 참여하고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개회사에서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국민에게 공공 서비스를 전달하는 체계와 정부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정부 혁신을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AI 기술관은 공공과 민간의 협업 사례를 보여줬다. 이곳에선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미래형 클로바 케어콜’을 체험할 수 있었다. 대형 스크린 속 가상 인물(AI)은 “다문화 자녀를 돕는 제도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학교생활 지원 정책을 소개했다. 정덕민 네이버 클라우드 리더는 “AI가 동사무소에서 일차적으로 민원에 응대하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업무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형 클로바 케어콜은 현재 상용화 전으로 개발 단계에 있다. 관람객 정병민(68)씨는 “AI가 일반 공무원과 다를 게 없이 설명을 잘 해줬다”며 “상용화돼도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육군교육사령부는 AI로 총성을 분석해 적의 위치와 화기 종류를 즉각 분석하는 시스템을 전시했다. 해당 시스템을 민간 기업과 협업해 개발했으며 전방 사단에도 보급했다. 해상 범죄 단속 훈련에 VR(가상현실)을 활용한 해양경찰청 교육 프로그램과 AI 드론으로 지형, 기후 등을 분석해 구조에 활용하는 울산시 수색 시스템 등도 눈에 띄었다.

황명석 행안부 참여혁신국장은 “AI 활용과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성과 중심의 공직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청주=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