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현재도 진행 중… 지쳐도 견뎌주시길”

입력 2025-12-03 18:44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장소다. 이 대통령은 “내란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국민적 피로감이 쌓이더라도 내란 청산을 끝까지 완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내란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지치더라도 치료는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완전한 청산은 아직 이뤄지지 못한 만큼 다소 국민적 피로감이 쌓이더라도 내란 청산을 끝까지 완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에서 “빛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란 가담자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사적 야욕을 위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심지어 전쟁까지 획책한 그 무도함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혁 과정에서 아픈 곳과 곪아 터진 곳을 도려내는 수술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며 “적당히 미봉한다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후대를 위해 지치더라도 치료는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조금만 더 힘내주시고, 조금만 더 도와주시고, 조금만 더 견뎌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는 쿠데타를 꿈조차 꿀 수 없는 나라, 누구도 국민 주권의 빛을 위협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정의로운 통합’은 필수”라고 역설했다. 통합의 범위를 두곤 “통합이 봉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의 악행을 용납하는 것도 통합이 아니다”고 말했다. 내란 가담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전두환처럼 가장 불의한 자가 ‘정의’라는 말을 많이 써서 정의라는 표현이 오염된 적이 있는데, 통합도 마찬가지”라며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함께 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란) 가담자를 가혹하게 끝까지 엄벌하자는 취지가 아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재발의 여지가 없다면 용서하고 화합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 기간에 대해서도 “끝날 때까지 끝내야(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독립 기구인 특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회의 역할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엄중하게, 명징하게 정리되고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가 충돌하고 있는 2차 종합특검 추진이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삼가고 국회로 공을 넘겼지만, 사실상 민주당 입장에 동의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대통령은 2차 특검에 대해 “국회가 적절히 잘 판단할 문제다. 분명한 건 현재도 밝혀지지 않은 것이 너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서도 “국회는 국회가 할 일이 있고 행정부는 행정부가, 사법부는 사법부가 할 일이 있다”며 “국회가 잘 판단해서 할 것으로 생각하고, 국민주권 의지를 잘 받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내란전담재판부가 위헌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최승욱 이동환 윤예솔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