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라늄 농축·핵 재처리 5대 5 동업 제안”

입력 2025-12-03 18:47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롭게 선 민주주의, 그 1년'외신 초청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제안으로 (한·미가) 5대 5로 동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자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동의해주는 대신 이에 따른 이익을 양국이 공평하게 배분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3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농축 우라늄을) 어디에서 수입하느냐고 물어 러시아에서 30% 정도 한다고 대답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을 자체 생산할 경우 ‘많이 남겠다. 동업하자’고 해서 5대 5로 동업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추진) 해보십시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농축·재처리 시설 운영 장소에 대해선 “어디서 할 것이냐의 문제는 부차적이지만, 가급적이면 국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 정상회담 당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공개 승인했다. 이때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선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국제 핵 비확산 규범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비확산과 직접 관계가 없다”며 “핵잠수함도 군사 용도로 쓰는 것이긴 하지만, 핵무기가 아니고 기폭장치나 핵폭탄에 해당하지 않아 역시 비확산 논란 대상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우리가 핵무장을 할 필요도, 의사도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5대 5 동업’ 아이디어는 최근 재논의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간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그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 그냥 없어진 이야기”라며 “5대 5가 아닌 우리가 자체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승인해주더라도 핵잠수함 연료로 쓰는 농축 우라늄은 미국으로부터 받는다. 두 개는 별개로 추진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 최대 성과로는 핵잠수함을 꼽으며 “미국이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을 제안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많은 논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