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도구로 사용된 과거와 단절… 명령 따랐을 뿐이란 변명 안통해”

입력 2025-12-03 19:02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3일 “비상계엄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며 군의 일신을 당부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을 1961년 5·16 군사정변,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함께 ‘현대사의 상흔’으로 규정하며 지휘관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철저한 단죄와 성찰이 부족했기에 역사적 비극이 반복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적당히 상처를 덮어버렸기에 또다시 12·3 불법 비상계엄의 비극이 반복됐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성들을 향해 “별의 무게를 느끼면서 결심하고, 결심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최고의 계급”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위헌적 명령을 분별하지 못하고 ‘단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내란 가담 장성의 태도는 군에 대한 국민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었다”며 “우리 군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의 용기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반면교사 없이 국민의 군대 재건은 불가능하다”며 “불법 비상계엄 당시 주요 지휘관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지 자문해 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 질문 앞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직을 걸고 헌법과 국민에게 충성할 수 있는 사람만이 ‘국민의 군대 재건’이라는 사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7월 취임 이후 대장 전원 교체와 ‘역대급’ 중장 인사를 통해 지휘부를 쇄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부연했다.

안 장관은 또 이재명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합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내년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전작권 전환을 향한 우리의 의지와 진정성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임기 내 전작권을 전환해 후배들이 전시에 스스로 기획하고 작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