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도 아닌데 보육원에서 나와 갈 곳 없는 소년을 돌봐주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할머니를 오해해 상처주는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터미널에 앉아 있던 소년을 할머니가 찾아와 새 운동화 한 켤레를 건넸습니다. 소년은 “나, 이 신발 신고 도망가고 이 돈으로 부자 될 거예요. 할머니보다 훨씬 더”라며 마음에 없는 날 선 말을 했습니다. 그때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약속해. 너 나중에 성공하면 연락하지 마. 부자 되고 결혼해도 연락하지 마. 대신 힘들면 연락해. 저번처럼 비 오는데 갈 데 하나 없으면 와. 미련 곰탱이처럼 비 맞지 말고.”
몇 년 전 드라마에서 들었던 할머니의 말입니다. 할머니는 잘돼서 찾아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힘들면 찾아오라고 말합니다. 성공한 사람을 찾는 이는 많지만 힘든 사람을 찾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힘든 시기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우리도 “힘들면 연락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조준철 목사(만리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