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서 최종 목격된 박○○씨는 남색 패딩 점퍼를 입고 있다. 날이 추워진다는데 그나마 다행일까. 서대문구 주민 남OO씨는 우리 엄마보다 네 살이 더 많다. 낯선 곳에서 얼마나 당황스러우실까. 강북구에서 배회 중인 청년 전OO씨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는지….
실종자를 찾는 안전 문자가 매달 열 통 넘게 온다. 딱딱한 문자의 행간엔 찾는 이들의 애타는 마음이 녹아 있다. 그분들이 무사히 귀가했다고 알려주는 문자도 보내주면 안 될까. 모두 해피엔딩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2025년이 저문다. 여느 해처럼 다사다난했다. 계엄이라는 묵직한 단어에 눌려 두 배로 추웠던 겨울을 추억한다. 그래도 봄은 왔고, 기후위기로 독해진 여름, 짧아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의 차례가 돌아왔다.
한 사람이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분의 계절이다. 거리마다 그분의 피처럼 붉은색으로 장식되는 계절이다. 오늘은 캐럴이나 성가보다 추억의 노래, 서태지의 ‘컴백홈’을 들어볼까. 나는 ‘라떼’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겐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을 부여잡고 떼창하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돌아갈 그분의 집이 있다. 컴백홈.
정혜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