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마음 속에 근심있는 사람’ 365장(통48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40장 6~7절
말씀 : 어릴 적, “식사하셨어요”라는 말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사랑과 배려가 담긴 따뜻한 안부였습니다. 배고픈 시절을 지나온 세대에게 있어, 식사했는지 묻는 건 생존과 직결된 진심 어린 관심이었습니다. 누군가가 식사를 하지 못했다면 “제가 대접해 드릴게요”라는 마음까지 담겨 있는 표현이었습니다.
50대가 된 이제는 식사하셨냐는 안부가 다소 어색합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우리는 안부 인사마저도 점점 짧아지고 건조해져 갑니다. 간신히 “잘 지내셨어요” “한 주 잘 보냈지요” 정도로 안부를 나누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마저도 바쁨과 무관심에 묻혀 쉽게 생략해 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안부를 묻는 것은 관심의 표현입니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다는 건 그 사람의 삶에 내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기본적인 신호입니다. 연애할 때는 아침부터 밤까지 끊임없이 묻지요. 잘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묻고 또 묻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가 나누는 성경 속에서도 그런 섬세한 사랑과 배려를 실천한 인물이 나옵니다. 바로 요셉입니다. 그는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지만 그 안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삶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감옥에서도 성실히 일해 결국 모든 사무를 맡는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오늘 본문 6절에 보면 “아침에 요셉이 들어가 보니 그들에게 근심의 빛이 있는지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신도 억울한 죄수 신분이었지만 그는 아침부터 일어나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살폈고 그들의 근심을 알아차렸습니다. 단순히 업무적 관심이 아니라 한 사람을 향한 정성스런 시선입니다. 요셉은 주변 사람들의 안부를 물어볼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쉽게 끼어들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건 사생활이야” “괜히 참견하지 마” “나도 바빠”라는 말들이 서로를 점점 멀어지게 만듭니다. 풍요롭지만 그 풍요를 누릴 시간조차 없는 시대, 외로움은 깊어지지만 표현하지 않는 시대, 바쁨을 핑계로 가족의 안부조차 묻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시대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요셉처럼 섬세한 사람이 됩시다. 누군가의 표정에서 근심의 빛을 발견하고 “무슨 일 있으세요”라고 따뜻하게 물어줄 수 있는 사람, 말없이 곁에 있어 주고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 말입니다.
혹시 오늘 당신의 근심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들었나요. 그렇다면 오늘부터는 내가 먼저 다가가 봅시다. 그러면 세상은 훨씬 더 따뜻해질 것입니다. 가정에서부터 교회에서부터 그런 따뜻한 마음의 센스가 자라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 섬세하게 우리를 살피시는 하나님, 요셉처럼 성실하고 섬세한 마음을 우리에게 주옵소서. 오늘 누군가의 근심을 먼저 알아보고 따뜻하게 다가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주광 예수로광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