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제주

입력 2025-12-03 00:27
제주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서 2일 열린 한화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에서 오영훈(왼쪽 네 번째) 제주지사와 손재일(세 번째) 한화시스템 대표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제주도 한립읍 상대리 컨텍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ASP). 연신 바람이 스치는 드넓은 평지 위에서 축구공 모양 돔이 씌워진 우주 지상국 안테나 11기가 가동되고 있었다.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우주 지상국 사업 거점으로 ‘바람 많은 섬’ 제주가 선택된 이유는 분명했다. 전파를 가릴 장애물이 없는, 하늘이 완전히 열린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이재원 컨텍 우주사업총괄부사장은 “제주도는 동쪽은 태평양, 서쪽은 중국·러시아로 연결되며 데이터 공백이 크게 생기는 공간을 메울 수 있는 최적의 위치”라면서 “전파에 방해되는 물체가 없는 좋은 입지 조건도 갖춰 시야각 5도 위로는 깨끗한 주파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관광지 제주도가 ‘K-우주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국내에선 적도와 가장 가까운 최남단에 위치해 위성 발사 효율이 좋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발사각 및 낙하 구역 확보에 용이한 장점이 있다. 제주도는 위성 데이터 활용 사업을 특화 분야로 앞세워 전남·경남·대전에 이은 제4대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2015년 설립된 민간 위성 데이터 솔루션 기업 컨텍은 2023년부터 200억을 투자해 국내 최대 민간 위성국 집적단지인 ASP를 구축하고 있다. 이곳 우주 지상국에서는 인공위성과의 데이터 송수신 서비스를 처리한다. 컨텍은 ASP 내에 국내 첫 민간 광통신지상국(OGS)도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완공이 목표다.

한화 제주우주센터가 준공된 제주도 하원테크캠퍼스에는 최근 우주항공청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공공 인프라도 구축돼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민관 협력의 허브가 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우주산업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주 유일 공업계 특성화고 한림공업고등학교는 지난해 교육부 항공 우주 분야 ‘협약형 특성화고’로 선정돼 이미 졸업생 4명이 한화 제주우주센터에 정식 채용된 상태다. 내년부터는 ‘한림항공우주고’로 교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우주 제조 분야의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제주=양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