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들썩이는 물가… 석유류·농축수산물 상승세

입력 2025-12-02 18:42

고환율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2%대 중반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환율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물가가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입 가격 상승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5% 넘게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고 2일 밝혔다. 지난 9월(2.1%) 2%를 넘어선 물가 상승률은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2.4%를 기록했다.


실생활과 밀접한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5.9% 오르며 지난 2월(6.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휘발유(5.3%)와 경유(10.4%)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석유류 상승은 전체 물가를 0.23% 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는 하락했으나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석유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도 5.6% 오르며 지난해 6월(6.5%)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갈치(11.2%), 고등어(13.2%)가 두 자릿수 상승하며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전체 물가를 0.42% 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가공식품 물가도 3.3% 증가했다. 지난 10월(3.5%)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지만 커피(15.4%), 빵(6.5%) 등 일부 품목 상승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먹거리 가격 부담 증가는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를 2.9%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정부는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설탕·커피 등 식품 원료 10종의 할당관세(저율관세)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빵 등 가공식품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 설탕은 할당관세 물량을 20% 늘리기로 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높아진 환율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