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7년 개장을 목표로 명동역(4호선)과 남산 정상을 5분 만에 잇는 곤돌라(조감도) 사업을 정상 추진한다.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의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됐으나 패소할 경우에도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또 서울소방재난본부 건물을 철거해 남산 예장자락~정상부 경관을 되살리고 남산 정상부에 360도 전망대를 조성한다.
서울시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더 좋은 남산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은 남산을 재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접근성 개선’, ‘명소 조성’, ‘참여형 프로그램’, ‘생태환경 회복’ 등 4개 분야 13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총 1500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1100만명이 남산을 찾고 방문객 만족도도 96%에 달한다”면서도 “부족한 접근성, 시설 노후화, 생태 훼손 등의 문제로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우선 남산 곤돌라를 2027년 상반기 개장할 방침이다. 곤돌라는 명동역과 남산 정상을 5분 만에 연결한다. 10인승 캐빈 25대가 운영되며 시간당 2000명을 수송한다. 특히 휠체어·유모차 이용객도 곤돌라를 탑승하면 남산에 쉽게 오를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재 곤돌라 공사는 공정률 15%에서 멈춘 상태다. 삭도공업이 곤돌라 설치를 위한 서울시의 용도지역 변경이 위법하다며 지난해 8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하면서다. 오는 19일 1심 판결이 나온다. 김창균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승소하면 바로 공사를 재개해 목표 시점에 맞춰 곤돌라 운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패소하더라도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을 정상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시행령을 개정하면 남산 도시자연공원에서 12m 이상 지주대(곤돌라 지지대)를 설치할 수 있게 돼 용도지역 변경이 필요 없어지게 된다. 다만 시행령 개정은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서울시는 또 지난 1961년 건립돼 예장자락의 모습을 가로막고 있는 서울소방재난본부 건물을 2031년 철거한다. 이를 통해 남산 예장자락~정상부 경관을 복원한다. 해당 공간은 남산의 다양한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장이 된다.
이밖에 서울시는 남산 정상에 360도 전망대를 새롭게 조성한다. 방문객이 모든 방향을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늘숲길, 북측숲길 등 1.9㎞를 연결해 남산 산책로를 조성하고 조망 거점 8곳을 ‘체류형’, ‘촬영형’, ‘생태형’ 등으로 재정비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도 강화한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