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과자 얻으러 간 교회서 삶의 원동력 만나다

입력 2025-12-06 03:02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요 15:4)


어린 시절 친구들이 받아오던 과자 봉지는 내가 교회에 나가야만 하는 큰 이유였다. 과자를 얻기 위해 친구를 따라 처음 교회를 갔던 날 그저 행복했다. 여섯 살이던 나는 선생님들께 여러 번 손을 내밀어 과자를 받아 주머니마다 가득 채웠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웃음이 멈춰지지 않던 그날의 행복한 기억은 지금도 따뜻하게 남아 있다.

10살이 되면서부터는 주일마다 부모님을 도와 일을 해야 했는데, 내가 이른 시간에 교회에 가버리자 아버지는 막내 오빠에게 나를 교회에 못 가게 하라고 하셨다. 당시 16살인 오빠는 내가 교회에 안 가겠다고 말할 때까지 회초리로 때릴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종아리에 핏기가 도는 모습을 보자 오히려 겁이 났는지 울먹이며 사정했다. “유진아. 교회 안 간다고 말해. 제발, 응?” 언니와 오빠는 떨리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러 차례 간절히 부탁했지만, 나는 “교회 가야 한다”는 답만 반복했다. 어린 소녀였던 나는 당시 가족 모두를 이길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예배를 통해 내가 그분의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은 분명했다.

나의 믿음은 내가 하는 모든 일로 그분 앞에 드리는 고백이자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하게 한 원동력이고 삶의 원리이다.

정신재활시설을 운영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의 삶을 듣고 나누는 자리에 있다 보니 행동 하나와 말 한마디에 큰 무게가 실린다는 것을 느낀다. 내 삶의 원리에 따라 말보다 행동에 더 중심을 두며 정신과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서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회복의 여정을 함께한다.

많은 사람이 내게 “센터장님은 늘 에너지가 넘치세요” “어쩜 지치지도 않고 열정이 가득하세요”라고들 한다. 함께 일하며 곁에서 삶을 지켜본 이웃이나 동료, 동반자들이다. 나는 늘 이렇게 답한다.

“나는 회의나 상담, 강의 자리에 있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한쪽에는 목회자인 남편과 내 자녀들이 함께 있고, 내 앞에는 나를 지으신 그분이 있다고 믿으며 그 자리에 참여한다고요.”

나는 어떤 순간에도 그분은 내 안에 계시고 내가 그분 안에 있다는 감격과 경외함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내 삶을 예배의 자리로 여기고 살아간다.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나 됨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

<약력> △서울시정신재활시설 협회 이사 △은평구 생활보장위원회 위원 △대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