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움직임은 만들어질 수 있다. 기독 기반 NGO ‘함께하는 사랑밭’(대표 정유진)이 올해 처음으로 ‘문제없는 영화제(No problem film festival·NPFF)’를 개최하는 이유다.
NPFF는 지난 7월부터 세대 지역 성별 조건 없이 시민 공모를 진행해 사회 곳곳에 스며든 일상적 문제를 자유롭게 담아낸 다양한 창작자들의 작품 총 248편을 접수했다. 수상 부문은 90초 숏폼과 9분 단편 부문으로 나뉘었다. 장편은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해 제외됐다. 심사위원 대표는 안재훈 감독, 총괄 디렉터는 배우 권오중이 맡아 숏폼 5편과 단편 6편 등 총 11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작품들은 돌봄 노동과 아동권, 보육환경, 개인화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다뤘다. 진가빈씨는 단편 ‘무국’(사진)에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엄마와 아기의 삶을 통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개인의 어려움을 그려냈고 고교 2학년 최아라씨는 ‘어른아이’에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여성 청소년의 현실을 담담히 표현했다. 정재훈씨는 90초짜리 애니메이션 ‘남매의 수레’로 아픈 아버지를 돌보는 어린 남매의 고단한 일상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NPFF는 “기독교적 가치에서 비롯된 사랑과 공감, 이웃에 대한 책임감으로 영화제를 기획했다”며 “사람의 존엄을 존중하고 가장 낮은 자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태도를 문화와 예술을 통해 실천하려 한다”고 밝혔다.
2025 NPFF는 4일 서울 CGV영등포타임스퀘어에서 열리며 대상 등 최종 수상작들과 함께 초청작인 강은정 감독의 ‘엉망이 흐른다’가 상영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