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만리장성’ 중국을 또 한 번 넘었다.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중국을 상대로 무려 12년 만에 2연승을 거뒀다.
전희철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FIBA 랭킹 56위)은 1일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중국(27위)을 90대 76으로 꺾었다. 지난 28일 중국 원정 1차전에 이어 2연승이다. 한국이 중국에 연승을 거둔 건 2013년 5월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와 같은 해 8월 아시아컵 예선 승리가 마지막이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이정현(소노)의 연속 3점포와 이현중(나가사키)의 골밑슛으로 치고 나갔다. 1쿼터를 28-13로 압도했다. 2쿼터에선 더 멀리 달아났다. 이정현이 전반에만 3점슛 4개를 꽂는 등 한국의 외곽포가 쉴 새 없이 터졌다. 필드골 성공률(64%)보다 3점슛 성공률(70%)이 높을 정도였다. 반면 중국은 12개를 던져 단 하나밖에 넣지 못했고 턴오버도 9번이나 범했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이현중이 3쿼터에만 11점을 올리며 여유롭게 리드를 지켰다. 한때 중국과의 점수 차를 32점까지 벌렸다. 4쿼터 들어선 중국의 216㎝ 빅맨 저우치가 깨어났지만 20점 이상의 격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에이스’ 이현중이 20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하지만 이현중의 활약에만 기댄 경기가 아니었다. 이정현도 3점슛 7개 중 6개를 적중하며 팀 최다 24점 득점에 4어시스트를 올렸다. 하윤기(KT)는 17점, 이원석(삼성)이 10점을 기록하며 뒤를 받쳤다.
한국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1라운드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한국은 귀화 선수도, 전임 지도자도 없이 예선에 나섰다. 여기에 여준석(시애틀대), 유기상(LG), 송교창(부산 KCC)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도 겹쳤다. 한국은 2019년 이후 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