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불매운동” “탈퇴 어떻게 하나요” 폭발한 소비자들

입력 2025-12-02 02:08
뉴시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포함한 강력한 소비자 행동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고, 탈퇴하는 회원도 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1위 공룡기업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5개월간 몰랐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다 주소와 구매 이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진 탓이다.

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SNS에는 쿠팡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평소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주 이용하던 직장인 현모(33)씨는 “쿠팡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안내 문자를 받은 이후 더 이상 서비스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불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쿠팡은 소비자 권리 보장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각종 로비나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시간을 끈다면 소비자와 연대해 회원 탈퇴와 불매운동을 포함한 수단·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매운동과 함께 자발적인 쿠팡 탈퇴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 앱 내 탈퇴 절차가 까다롭다는 내용까지 공유되면서 탈퇴 경로를 상세히 정리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쿠팡 아이디의 해킹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쿠팡 앱 내 설정에 있는 보안 및 로그인 메뉴에서 최근 로그인 이력을 확인하면 접속시간과 위치를 통해 타지역 로그인 흔적을 파악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안내 문자를 받은 직후 인터넷을 통해 로그인 기록 확인 방법을 찾아봤고 주변에도 공유했다”며 “접속 기록이 모두 국내로 확인돼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쿠팡 측이 비밀번호 등 로그인 관련 정보는 노출되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불안함을 떨치기 어렵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참여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쿠팡 해킹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의 가입자는 이날 기준 9만5000명을 넘어섰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카페(약 7만명), 쿠팡 해킹 피해자 모임(약 5만명) 등 관련 커뮤니티 가입자 수를 합하면 총 20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정보 유출이 ‘일상화된 위험’이 된 상황에서 손해배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은 대부분 원고 패소나 기업의 극히 일부 책임만 인정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2014년 신용카드 3개사(KB·롯데·NH농협카드)에서 약 1억건의 개인정보가 털렸지만 이에 대한 배상 인정액은 1인당 10만원에 그쳤다. 2016년 인터파크, 지난해 모두투어 정보 유출 소송에서도 유사한 판결이 내려지며 국민 개인정보는 ‘1인당 10만원’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차민주 김지훈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