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가 끌었다… 韓 수출 7000억 달러 눈앞

입력 2025-12-02 00:14

1~11월 누적 수출액이 64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초 7000억 달러 수출액 달성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 실적을 경신한 영향이 적지 않다. 미국 관세 직격타를 맞았던 자동차 수출도 지난달에는 두 자릿수 증가율로 수출 호조세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을 감안하면 이달 수출액 역시 증가세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 역대 최대 수출액 기록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증가한 610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21년 기록한 11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603억 달러) 기록을 4년 만에 다시 썼다.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 기록 경신이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적 호조 속 지난달 기준 누적 수출액은 6402억 달러다. 같은 기간 누적 수출액 기준 1위 기록이다.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8.6%나 급증한 172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액의 28.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폭증한 영향이 반영됐다. 수출액 비중 기준 2위 품목인 자동차 역시 지난달에 64억1000만 달러를 수출하며 실적을 13.7%나 늘렸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액이 43.4%나 증가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두 주력 품목 모두 올해 역대 최고 수출액 기록을 눈앞에 둔 상태다.

이달 수출액이 598억 달러 이상만 되면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고지를 넘게 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수출액(614억 달러)에 못 미치더라도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을 감안했을 때 수출액이 큰 폭으로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9월까지 6개월 연속 1년 전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수출 호황 속 업종별 명암이 짙어진 점은 우려스럽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지난달까지 2개월 이상 하락세를 기록한 품목은 철강·석유화학 등 7개 품목이다. 철강은 보호무역주의, 석유화학은 과잉 공급 영향이 장기화하며 향후 수출 전망도 어둡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출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