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육상에서 원격으로 선박 점검·보수한다

입력 2025-12-02 00:22

삼성중공업은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글로벌 해운사 에버그린 본사에 ‘삼성원격운용센터’(SROC)를 개소했다고 1일 밝혔다. SROC는 육상에서 원격으로 선박 정보와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효율적으로 점검·보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다.

이번에 문을 연 SROC는 조선사와 해운사가 협업해 설립한 첫 사례다. 삼성중공업은 “SROC는 최첨단 스마트 선박 운용 기술과 자율운항 원격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자 오랜 기간 이어온 두 회사간 파트너십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에버그린은 컨테이너 적재량 기준 세계 4위 규모의 해운사로 80개국 240개 이상 항구에 취항하며 광범위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다수 발주하며 오랜 사업 관계를 이어왔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에버그린의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사진)에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해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까지 약 1만㎞의 태평양 횡단 구간을 선원 개입 없이 운항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0월에는 일본해사협회로부터 선박 원격운용시스템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과 에버그린은 SROC 출범을 계기로 협력 범위를 원격 정기검사 분야 등으로 확대하고 기술 개발을 고도화해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웅 삼성중공업 자율운항연구센터장은 “SROC 출범은 선박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안전운항과 비상대응을 지원하는 세컨드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조선이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선도하고 국제표준 제정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