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하나로 합쳐진 ‘통합 HD현대중공업’이 1일 공식 출범했다. 대형 선박 위주였던 HD현대중공업과 중형·특수선에 강점을 지닌 HD현대미포를 묶어 상선과 특수선, 방산 함정 건조를 아우르는 ‘종합 조선업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합병 시너지를 바탕으로 2035년까지 지난해 매출의 두 배인 연매출 37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HD현대는 이날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모든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했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앞서 지난 8월 합병 계획을 발표했고, 9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과 10월 각 사 주주총회 표결을 진행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늘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양사가 가진 기술력과 노하우에 임직원들의 열정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HD현대미포가 보유한 4개의 중소형 도크 중 2기와 HD현대중공업의 유휴설비(5도크)를 활용해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또 양사가 보유한 특허 기술과 설계 역량을 통합해 중형선에서 대형선으로 신기술 적용을 넓히고 미래 기술력에서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북극항로 개발 확대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도 양사의 실적을 기반으로 진입 기회를 넓힌다.
그룹 차원의 해외사업 재편 작업도 진행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내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할 예정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핀 등 해외 생산 거점을 관리하고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합 법인은 2035년까지 방산 부문 10조원을 포함해 연매출 37조원을 달성해 세계 1위 조선사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양사 합산 매출액은 약 18조5000억원이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