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리 수출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얼마나 원화로 환전하고, 달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점검에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1일 전날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회의를 열어 수출 기업의 환전 및 해외투자 현황을 정기 점검하고, 정책자금 지원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지에 따라 정부 지원에서 차이를 두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 말 만료되는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도 추진한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직접 사는 대신 외환 당국이 보유한 달러와 바꿀 경우 환율 변동성이 낮아지게 된다.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 활성화도 병행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제 금융·외환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금융정책자문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외국 투자 자금의 국내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인바운드 영업’ 확충과 이를 뒷받침할 환경 조성에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투자가의 해외 주식 투자금도 연일 증가하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 증권 투자 동향’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등의 외화 증권 투자잔액은 지난 9월 말 시가 기준 4902억1000만 달러(약 720조7558억원)로 직전 분기 말 대비 5.3%(246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9개월 새 증가액은 700억 달러에 육박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 주가 상승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외국 주식·채권 순투자가 계속된 데다 평가 이익도 더해진 결과”라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김진욱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