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유럽 무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무기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화그룹 등 한국 4대 방산기업 매출은 1년 사이 31% 급증했고 한국은 국가별 매출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4년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총 무기 매출액이 6790억 달러(약 1000조원)로 전년보다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SIPRI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세계 방산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한화그룹이 매출액 21위, LIG넥스원 60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70위, 현대로템이 80위에 각각 올랐다. 4개사 합계 매출액은 141억 달러(약 21조원)로 전년보다 31% 늘었다. 4개사 매출이 100대 기업 중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올랐다. 국가별로 따지면 한국은 미국(49%), 중국(13%), 영국(7.7%), 러시아(4.6%), 프랑스(3.8%), 유럽 내 다국적기업(3.3%), 이탈리아(2.5%), 이스라엘(2.4%), 독일(2.2%)에 이어 10위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선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군사력을 확충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 한국이 무기 공급국으로서 위상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은 군수 조달 부패 의혹으로 주요 무기 계약이 연기·취소돼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다. SIPRI는 “중국군 현대화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