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와 종전 협의에 트럼프 낙관론… 美특사 러시아로

입력 2025-12-01 18:59 수정 2025-12-02 00:09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핼런데일비치에서 루스템 우메로우(오른쪽 두 번째)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종전 협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한 뒤 한목소리로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양측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구상을 놓고 협상한 지 7일 만에 재개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협상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전하며 “(종전 합의가 이뤄질) 좋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는 몇 가지 작은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 부패 스캔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회담 뒤 취재진과 만나 “생산적이었다”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문제는 민감하고 복잡하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고 당연히 여기에 관련된 다른 당사자도 있어서 그들도 이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안에 대한 러시아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이번 회담은 생산적이고 성공적이었다”면서 미국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했다.

다만 양측 모두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의 선거 일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교환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방식과 크렘린궁이 2022년 침공 이후 점령한 영토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계속 요구할지 등 다른 핵심 쟁점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담에서 논의됐다는 선거 일정은 전쟁 때문에 미뤄진 대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지만 계속 집권 중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선 젤렌스키 대통령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비서실장이 협상단을 이끌어 왔으나 부패 스캔들로 지난 28일 사임하면서 우메로우 서기가 이날 대표로 나섰다. 젤렌스키는 “협상이 건설적인 동력을 유지하고 모든 문제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이익 보장에 초점을 맞춰 공개적으로 논의된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측에선 루비오와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특사,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회담에 참석했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1일 모스크바로 떠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2일 위트코프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회동에서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고 평가받은 기존 28개항의 평화구상을 우크라이나 입장을 반영한 19개항으로 간소화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