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수석최고위원과 김병주 한준호 최고위원이 동시 사퇴했다. 잔여 임기가 8개월 이상일 경우 보궐선거를 치른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은 내년 1월 ‘정청래 2기 지도부’ 구성에 돌입한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전 수석최고위원은 1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470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강남 출마를 결심했을 때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결심했다”며 “같은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중앙과 지방이 하나 된 국민주권정부를 완성하고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최고위원은 “언제 어디서나 거침없는 돌파력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선봉에 서는 전천후 수륙양용 장갑차가 되겠다”고 밝혔다. 역시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한 최고위원도 “그동안 최고위원으로서 또 당원, 국민과 함께한 470일의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했다.
최고위원 3명이 사퇴했지만 지도부 정원(9명) 과반을 유지해 정청래 지도부는 체제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출마를 고심했던 이언주 황명선 서삼석 최고위원은 불출마를 결정했다. 민주당 당헌에 따라 최고위원은 지선 6개월 전인 2일 자정까지 사퇴해야 한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중순쯤 보궐선거를 실시해 지도부에 새롭게 합류할 최고위원을 정할 방침이다. 보궐선거는 중앙위원·권리당원 투표를 50%씩 반영해 선출한다. 대의원 몫이 없는 만큼 현재 논의 중인 ‘1인 1표제’ 적용 대상은 아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 선거는 투표 30일 전 공고하게 돼 있어 최소 30일 플러스알파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도부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지 않게 가능하면 당무위원회 절차를 통합해서 진행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보궐선거 결정 전부터 ‘친정청래’ 지도부 물색 논란으로 잡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당 조직사무부총장을 맡은 문정복 의원은 지난 17일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 ‘한 원외 위원장과 통화했고 최고위원으로 추천하면 하겠다고 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삭제했었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를 최고위원 후보로 물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지만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덕담 차원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