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놓고 정청래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문자폭탄’이 쏟아지는 등 당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오는 5일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을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의 공개 반대가 이어졌고, 당원 300여명은 주말 새 국회 앞에서 정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 지도부는 “1인 1표 행사는 추세이자 방향”이라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다수 의원이 지지층으로부터 문자폭탄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3선 의원은 “종일 문자가 쇄도해 일일이 읽기도, 답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라며 “‘정청래 대표 사퇴하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도 “1인 1표제는 이재명 대표 시절에도 오랜 시간 숙의했지만 반대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자 20대 1로 절충했던 사안”이라며 “정 대표가 급하게 진행하는 측면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대체로 1인 1표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는 정 대표가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염두에 두고 졸속 추진한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1인 1표제가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 룰세팅을 위한 원포인트 당헌·당규 개정에 집중해달라는 의견 등을 1일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 “(1인 1표제 도입의) 시기와 절차가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과소·과대 대표 지역에 대한 보완책 요구 목소리도 크다. 대의원제가 사실상 폐지되면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호남과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은 더 세지고, 영남 등 취약지역 입김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당 지도부는 ‘대의원 역할 재정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영남·강원도 등 취약지역의 정치 활동 보장 대책을 강구 중이다. 지구당 부활도 대안으로 등장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몇 차례 더 의견수렴을 거쳐 5일 중앙위에서 안건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1인 1표제는)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1일 토론회와 2, 4일 두 차례 회의를 더 한 뒤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정대 고위급 인사는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만나 정기국회 내 쟁점·민생 법안 처리에 대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대응책과 예산안 등을 논의했다.
김혜원 성윤수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