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줄어드는 지역의 작은 고교 학생들이 대입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교학점제 도입에도 내신 성적이 상대평가로 유지된 데다 학교 크기에 따라 수업 선택의 폭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작은 학교 학생의 내신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고교학점제가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종로학원이 30일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를 분석한 결과 올해 고1 학생이 100명 미만인 일반고는 전체의 16.3%(277곳), 100~199명은 35.8%(607곳)였다. 고1이 200명 미만인 곳이 전체 일반고의 과반(52.1%)에 달했다.
고1이 100명 미만인 작은 학교는 85.6%가 비수도권에 쏠려 있었다. 강원도는 2곳 중 1곳(51.2%)이 100명 미만이었다. 경북 45곳(37.8%), 전북 39곳(42.4%), 전남 33곳(37.9%)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8곳, 경기 24곳, 인천 8곳으로 40곳에 불과했다.
현재 고1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작은 학교가 대입에서 불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내신 제도의 변화다. 고교학점제는 내신 절대평가를 전제로 추진됐지만 내신 부풀리기 등을 우려해 결국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의 등수가 중요해졌는데,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상위 등급을 받는 학생 수도 줄어들게 된다. 1등급 기준이 상위 10%인데 학생 수가 100명일 때는 10명 안에 들어야 하지만 학생 수가 50명으로 줄어들면 5명 안이어야 한다.
또한 작은 학교는 교사가 적어 개설되는 수업도 적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학생에게 제공하는 평균 수업 수는 대도시 86.09개, 중소도시 77.64개다. 큰 학교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가 더 풍성하다는 얘기다.
교육부도 지역별, 학교 규모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도마다 개설한 ‘온라인학교’가 있다. 지역의 다양한 학교 학생들이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는 학교다. 문제는 온라인학교 성적이 절대평가로 산출된다는 점이다. 학교마다 수준차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조치다.
교육계 관계자는 “작은 학교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퍼지면 큰 학교는 더 커지고 작은 학교는 더 쪼그라들 것”이라며 “온라인학교 등으로 학점을 딴 학생들의 성적을 대학들이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