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 참석… “공군에 새로운 전략자산과 임무 부여”

입력 2025-11-30 18:5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판 타우러스’(붉은 선 안)가 미그-29 전투기에 장착돼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군 부대를 찾아 새로운 전략자산을 과시하며 중대 임무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판 타우러스’도 선보였다. 열악한 공군 전력 보강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서 “우리 공군에는 새로운 전략적 군사자산과 함께 새로운 중대한 임무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공화국의 영공주권을 침해하려 드는 적들의 각종 정탐행위와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단호히 격퇴·제압해야 한다”며 “(공군은) 핵전쟁 억제력 행사에서 일익을 담당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새 전략자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선 우리 군의 공대지미사일인 타우러스와 외형이 비슷한 미사일이 포착됐다. 해당 미사일은 전투기 수호이(SU)-25K 등에 부착됐다. 또 독일의 IRIS-T, 중국의 PL-12와 흡사한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모습도 처음 확인됐다. 공중조기경보 및 지휘통제기, 정밀활동유도폭탄을 장착한 ‘새별-9’ 등 기존에 공개한 군사자산도 등장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판 타우러스,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신형 지대공미사일 등 공군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북한군 공군력의 현대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공군 전력은 우리 군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평가돼 왔다. 육·해군보다 더 재래식 무기에 머물러 있다. 김 위원장이 새 전략자산을 과시한 건 공군 전력의 현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음을 드러내고, 추가 개발을 통해 한·미에 대응하는 ‘핵 억지’ 자산으로까지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군을 핵 억제력의 한 축으로 편입시킨 것”이라며 “한·미의 주요 전략자산에 대한 억제력과 동시에 공중자산에 핵탄두를 탑재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딸 김주애와 동행했다. 주애가 북한 매체에 등장한 건 김 위원장 방중 이후 3개월 만이다.

북한은 연말 당 전원회의와 연초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군사 분야 성과 달성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9차 당대회 때 핵무력과 상용무력 병진 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평화 공존’을 강조하는 대북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