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캠퍼스 학부모기도회… 2년새 4 → 14곳으로 늘었다

입력 2025-12-01 03:01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기독학부모연합회 ‘거룩한성회 학부모 연합 집회’ 참석자들이 두 팔을 높이 들고 찬양하는 모습.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 학부모 600여명이 모였다. 대학 입시 설명회나 자녀교육 관련 정보를 들으러 온 자리가 아니었다. “자녀들이 부모의 기도로 살아가게 하소서.” “학교와 가정마다 기도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강당에 울려 퍼진 건 학부모들의 뜨거운 기도였다. 지난 6일 ‘새 시대 믿음의 지도를 완성하라’는 주제로 열린 전국기독학부모연합회(전기모)의 ‘제3회 거룩한성회-학부모 연합 집회’ 현장이다. 장유미 전기모 대표의 인도에 따라 ‘다음세대 회복을 위한 합심기도’를 한 참석자들은 눈물로 외쳤다. “우리 자녀를 살려 주소서.”

거룩한성회는 장 대표가 회장을 지냈던 연세대학부모기도연합의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2023년 처음 열렸다. 부모들이 내 자녀만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공동체와 자녀 세대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확장해 가자는 게 이 모임의 취지였다. 장 대표는 “어머니기도회가 자녀 개인을 위한 기도라면 학부모기도회는 학교라는 공동체를 품는 기도”라며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그 공동체의 모든 아이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으로 서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뜻에 공감하는 부모들은 빠르게 모였다. 첫 모임 참석자는 340명. 지난해 2회엔 500명, 올해는 6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단순히 집회 몸집을 키운 게 아니다. 집회에서 뜨겁게 기도한 학부모들은 이후 각 학교로 돌아가 새 기도 모임을 세우고 기존 모임과 연대하며 진정한 의미의 확장을 이뤄갔다. 학교별 학부모 기도회가 자리 잡기 시작해 2년 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숙명여대 4곳에만 있던 대학학부모연합이 14곳까지 늘어났다. 현재 초·중·고까지 포함해 약 80개 학교에서 학부모 기도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기도 모임은 ‘학교 중심 모임’이라는 원칙하에 학부모·기독학생·기독교수(교사)를 잇는 ‘삼겹줄 전략’으로 운영된다. 각 학교 재학생 학부모들이 자녀·교수(교사)·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학생 기독동아리와 기도 제목을 나누고 교수들과 연계해 캠퍼스 예배와 멘토링, 전도 활동도 지원한다. 세 주체가 한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붙들어주는 것이다.

경기도 수원시 ISC유학생교회에서 열린 성균관대학부모기도연합 정기예배 참석자들이 찍은 단체사진. 전국기독학부모연합 제공

성균관대 학부모기도회(성기모)는 단기간에 성장한 대표적 사례다. 성기모 유영윤(51) 대표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24년 학부모 네 명이 ‘성균관대는 ‘유생의 영’이 강한 캠퍼스라 기도가 더욱 필요하다’는 공감대로 모였는데 1년 만에 23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온라인 기도회, 매주 넷째 주 월요일 강사를 초청하는 예배 형식의 ‘마중물 기도회’ 등을 통해 합심기도를 이어가는 것이 힘이다. 인문사회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번갈아 일부 기독 교수와 함께하는 오픈 예배를 드리고 학생 선교단체 LDI와 연합한 ‘성대부흥 815기도회’도 매일 아침 진행한다.

서울 서대문구 이대다락방전도협회 애찬실에서 열린 이화여대 학부모기도회. 전국기독학부모연합 제공

이화여대에서도 지난해 성회를 계기로 학부모 기도 모임이 세워졌다. 지난해 2월 두 명의 학부모가 ‘마중물 기도회’를 가지며 불씨를 지폈고, 성회 이후 공식 학부모기도회가 출범했다. 이화여대에선 졸업생 중심의 총동창회 선교부 예배와 기도 흐름은 있었지만 재학생 학부모 중심의 기도 모임이 생긴 건 처음이다. 현재 35명이 참여하는 기도방에선 매일 밤 10시 릴레이 기도가 이어지고, 1년 전부터는 교목실 도움으로 오프라인 공간이 마련돼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정기 기도회도 하게 됐다.

국민대의 경우 학부모 부흥 시도가 학생 부흥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학부모가 1년 반 넘게 동역자를 찾지 못하다가 성회를 계기로 교수와 연결돼 세 명으로 첫 모임을 열었는데, 기도가 이어지며 교수가 올해 초 학과 내 예배모임을 시작한 것. 7명으로 출발한 예배 참석자는 한 달 만에 14명으로 늘어났고 이 중엔 교회 경험이 없는 학생들도 있었다. 국민대 학부모기도회(국기모) 이규선(51) 회장은 “학부모 기도회를 세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먼저 학생들을 일으키셨다”며 “상상치 못한 방식으로 캠퍼스에서 생명을 살리시는 일을 보았다”고 했다.

장 대표는 “부모의 기도가 단지 자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 안의 복음 생태계를 세워가는 영적 동력이 되고 있다”며 “자녀들이 세속적 가치관 속에서도 생각과 마음, 의지를 빼앗기지 않도록 기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