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계엄 책임 무겁게 통감”… 당내 요구와 온도차

입력 2025-11-28 18:43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첫 입장 표명이다. 초선 김재섭 의원은 당 지도부가 계엄에 대한 반성 메시지를 내지 않는다면, 의원 20여명과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개 압박했다.

장 대표는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결국 계엄을 불러왔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충성스러운 군인들이 재판정에서 시련을 겪고 있고, 민주당의 무모한 적폐몰이 때문에 사찰을 위협받는 공무원들도 있다.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계엄 배경에 민주당 폭거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대여투쟁 수위를 높였다. 그는 “계엄을 통해 민주당의 무도함이 드러났다. 많은 청년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며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영장을 반드시 기각시키고, 하나 된 힘으로 정치 특검의 야당 탄압, 국민 탄압을 분쇄하자”고 했다.

하지만 장 대표 발언이 당내에서 요구와는 거리가 있어 계엄 사과를 둘러싼 압박은 지속할 전망이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지도부 입장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나서지 않을 뿐이지, ‘사과를 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분들이 더 많이 계신다”며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게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 “저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고, 같이 메시지를 내실 의원도 20여명 있다”고 답했다. 연판장, 기자회견 등 방식을 검토하느냐는 물음엔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공식 조사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골자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