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자·화학 수장 전격 교체… 구광모, 혁신 칼 빼들었다

입력 2025-11-28 00:10

LG그룹이 ‘세대교체’ 차원에서 LG전자와 LG화학 등 핵심 계열사 수장들을 전격 교체했다. 수년간 계열사를 이끌어온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용퇴하고 그 자리에 ‘기술형 리더’로 분류되는 김동춘·류재철 사장이 각각 새로 선임됐다. 신 부회장의 퇴진으로 LG그룹은 다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부회장 원 톱 체제’로 전환됐다.

LG그룹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LG전자 LG화학 디앤오 등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내용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은 “이번 인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변화, 미래를 위한 혁신의 속도를 강조한 구광모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했다”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장단을 중심으로 신성장 사업 드라이브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신임 CEO에는 ‘가전통’으로 불리는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 류 사장은 1989년 금성사(LG전자 전신) 가전연구소로 입사해 재직 기간의 절반을 가전 연구 개발에 종사한 기술형 사업가다. 2021년부터 생활가전사업을 총괄해왔다. 4년간 LG전자를 이끈 조주완 사장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용퇴했다. LG전자는 주력인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담당 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도 모두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미래성장동력 육성 의지도 내보였다. 류 사장의 CEO 선임에 따라 백승태 HS사업본부 키친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이 HS사업본부장을 맡게 된다.

LG화학도 7년간 회사를 이끈 신학철 부회장이 용퇴하고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이 새 CEO에 선임됐다.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 사장은 CEO 직책과 현재 맡은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겸임한다. 김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해 첨단소재 분야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디앤오의 신임 CEO에는 이재웅 LG전자 법무그룹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전자 계열사 CEO 중 유일하게 부사장이었던 문혁수 LG이노텍 CEO도 사장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50),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전무·47),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담당(상무·39) 등 올해 최연소 부사장, 전무, 상무 승진자 모두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발탁했다. 그룹 최초 여성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종선 심희정 기자

remember@kmib.co.kr

이종선 심희정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