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폴란드 잠수함 수주전 고배… 60조 캐나다 사업서 전화위복 노린다

입력 2025-11-28 00:12
연합뉴스TV 캡처

한화오션이 폴란드 신형 잠수함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정부 차원에서 ‘장보고함 무상 양도’ 카드까지 꺼내며 막판 지원에 나섰지만, 유럽연합(EU)은 EU 제품을 우선 구매한다는 ‘바이 유러피안’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폴란드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최대 8조원 규모의 오르카 프로젝트 최종사업자로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를 선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폴란드의 해군력 강화를 위해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수주전에는 한화오션과 사브,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등 6개 업체가 경쟁했다.

한화오션은 실전 배치로 성능이 검증된 3600t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를 내세워 수주전에 참여했다. 한국 정부도 올해 퇴역 예정인 1200t급 장보고함을 폴란드에 무상으로 넘겨주겠다고 나섰지만, 유럽의 지리적·정치적 동맹 관계에 막혔다.

한화오션의 다음 승부처는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인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다. 캐나다는 2000t급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3000t급 신규 잠수함 12척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계약비용과 30년간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하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이른다.

캐나다는 한화오션과 독일 TKMS를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올린 상태다. 내년 3월 한국과 독일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5월에 최종 사업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최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잇따라 방문해 한화오션의 조선 인프라와 생산 역량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영향권에 있는 캐나다는 폴란드와 사업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고 본다. 미국이 조선·방산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는 EU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지역이라 폴란드와는 차이가 있다”며 “(한화오션이) 국가별 맞춤 수주 전략을 진행한다는 점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허경구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