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요구도 합리성 있을 땐 수용을”… 이 대통령, 예산 초당적 처리 당부

입력 2025-11-27 18:42 수정 2025-11-28 00:03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앞두고 “야당의 요구도 합리성이 있다면 과감하게 채택해 달라”며 예산안 처리에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내년 민생경제 회복과 대한민국 대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산의 적시 통과가 특히 중요하다”며 “예산 심사가 막바지에 있는 만큼 법정 시한 내 처리에 여야 모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관이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과의 예산 협상에 대해 “야당이 주장하는 내용 중 상당한 이유가 있는 건 수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한 요구가 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 한 상당히 받아들이는 게 좋은 방법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다만 “억지스럽고 억지에 가까운 삭감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외교 성과 실질화를 위한 후속 조치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필두로 유엔총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언급하며 “외교 지평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첨단 과학기술, 방위산업, K컬처 등 전방위 협력이 국민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도록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각 부처에도 “지난 6개월간 외교 성과를 구체화·실질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하는 만큼 충분히 숙지하고 관련 부처와 협업하라”고 지시했다. 또 “겨울철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복지 대상자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촘촘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비공개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대외 정책 수립 때 재외동포가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가 관심을 보인 한국식 국제학교 설립과 잠재력 있는 시장인 이집트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을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 명의의 허위 담화문이 온라인에서 유포되고 있다. 명백한 허위”라며 수사를 지시했다. 해당 담화문에는 외환위기 상황과 해외주식 과세 강화 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지시에 따라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