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했다. 독자적 발사체 개발 착수 15년8개월 만에 한국 우주산업은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게 됐다. 한국은 이제 고도화된 종합 우주 기술을 갖춘 ‘5대 우주 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7일 “오늘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배 부총리는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능력을 갖췄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정부와 민간 국가연구소가 하나의 팀이 돼 수행한 최초의 민관 공동 발사”라며 “우리나라 우주산업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탑재한 13기 위성을 모두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키며 18분25초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이번 발사는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조립을 총괄하고 발사 운용에도 참여해 유기적인 민관 공조체제를 보여줬다. 앞으로의 발사에서는 민간 참여 비중이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민간 참여가 늘어나면 국내외 다양한 위성 발사 수요에 맞춰 발사 시기나 빈도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 발사체 기술 등 효율적인 생산방식을 도입해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향후 1년에 한 번 이상 누리호 발사를 목표로 세웠다. 2027년까지 5·6차 누리호 발사를 진행하고 이후에도 매년 누리호를 우주로 쏜다는 계획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2028년 7차 발사를 위해 내년 예산을 계획하고 있다”며 “8차 발사 이후부터는 적어도 매년, 1년에 한 번 이상 누리호 발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는 진정한 우주 강국을 향한 도약에 보다 박차를 가하겠다”며 “과학·기술인들이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인재들이 존중받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고흥=박선영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