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이 안 보인다”… 꽉 막힌 호남 국제선 하늘길

입력 2025-11-28 00:31 수정 2025-11-28 00:34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에서 공군 제1전투비행단의 전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무안국제공항이 1년 가까이 폐쇄되면서 시·도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무안공항 재개항과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모두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오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와의 면담을 위해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무안국제공항활성화추진위원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김 장관에게 무안공항 정상화를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아픔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무안공항 폐쇄가 길어지면서 지역경제는 바닥을 치고, 여행업계는 도산 위기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현재 유가족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공항 재개항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 절차가 진행중이고, 국토부가 해체를 결정한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도 아직 철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족들이 사고 조사 주체인 국토부 산하 항철위의 독립을 주장하며 국토부와 갈등을 벌이고 있어 무안공항 재개항 논의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다. 전날 김 장관과 유가족협의회 면담도 항철위의 중간 조사결과 발표 공청회 연기를 촉구하는 유족들 반발로 무산됐다.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무안공항 폐쇄로 인한 지역경제 피해액이 어림잡아도 수천억대”라며 “더이상 잠자코 기다릴 수 없는 지경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가 재개항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안공항 폐쇄 장기화 대책으로 광주시가 추진중인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0일 광주시는 ‘국제선 임시취항 촉구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토부 설득에 재차 나섰지만 시는 관련 건의를 위한 국토부 면담 일정도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미 지난 4월 국토부가 광주시의 국제선 임시취항 신청을 한 차례 반려했던 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 4월에는 광주 국제양궁선수권 등 세계 대회를 앞두고 국제선을 임시로 열어달라는 취지였다면, 이번에는 국토부 항공기본계획에 명시된 서남권 관문공항인 무안국제공항 폐쇄 장기화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이 필요하다는 취지”라며 “국제선 임시취항을 위해 지역 정치권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