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 539장(통483)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아가 2장 10절
말씀 : 얼마 전 한 요양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원장님이 환자 몇 분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해서 병실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한 장로님을 만났습니다. 장로님은 저를 보자마자 두 손을 떨 정도로 반갑게 맞아 주었고 오래 기다리던 사람을 만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장로님은 요양병원에 오기 직전, 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 거의 교회에 나올 것까지 확신했지만 마지막으로 교회로 인도하지 못한 채 입원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단 한 가지 이유는 그 세 영혼을 반드시 주님께로 인도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 속에는 전도자의 간절함과 한 영혼에 대한 사랑이 깊이 담겨 있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제 마음은 오래도록 흔들렸습니다. 장로님과 헤어질 때 눈빛이 더 함께하고 싶어 애원하는 듯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며칠간 그 손끝의 온기와 목소리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주변 영혼들과 가족에게 이렇게나 밀도 있게 마음을 쓰고 있는가.’
오늘날 가정들을 돌아보면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마음은 스마트폰 속에 갇혀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함께 있어도 대화는 줄고 웃음은 사라지고 관계의 온도는 조금씩 식어갑니다. 질 좋은 시간이 줄어들면 가정의 공기는 금세 차가워지고 서로의 마음에도 작은 벽이 세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하고 싶어 우리의 시간 안으로 오십니다. 구약에서는 성막을 통해 함께하셨고 때로는 광야로 내몰면서까지 깊은 대화를 원하십니다. 신약에서는 임마누엘 예수님으로 우리 곁을 걸으셨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식이 아니라 함께하는 삶이었습니다. 같이 먹고 같이 걷고 함께 머무는 그 시간 속에서 제자들은 회복되고 믿음이 자라고 정체성이 세워졌습니다.
가정도 같습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서로 눈을 바라보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 휴대폰을 내려놓고 서로의 하루를 들려주는 시간, 잠들기 전 서로를 위해 짧게 기도하는 그 순간이 가정을 지키는 힘이 됩니다. 질적인 시간이 사라지면 대화가 끊어지고 오해가 쌓이며 사랑이 식습니다. 그러나 마음과 시간을 쓰면 사랑이 흐르고 가정은 살아납니다.
오늘 이렇게 결단해 보십시오. “하루 10분의 진짜 시간을 가족에게 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시간을 내어주셨듯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선물할 때 온기와 은혜가 흐르게 됩니다.
기도 : 주님, 우리에게 늘 일어나 함께 가자고 하신 것처럼 우리도 가족과 함께 걷게 하소서. 짧더라도 진심이 담긴 시간을 함께 보내게 하시고, 그 속에서 회복을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박주광 예수로광염교회 목사
△총신대신학대학원 졸업 △영국 런던 사우스런던크리스천칼리지(BA)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