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0만명이 찾았다… 고양, 세계 공연허브 도시로 발돋움

입력 2025-12-01 02:13
이동환 고양시장(가운데)이 지난 4월 콜드플레이 콘서트 공연 전 고양종합운동장 현장을 점검하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양시는 올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총 18회의 대형 공연을 개최해 약 70만명의 관람객을 모았고, 최근 오아시스·트래비스 스캇 공연까지 더해 공연수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고양시 제공

경기도 고양시가 올해 공연이 도시를 움직이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내며 문화·경제 전반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단순한 공연 개최를 넘어 도시산업 전반과 연결되는 ‘페스타노믹스(Festa-nomics)’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고양시는 대형 공연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는 시민과 팬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고유 브랜드, 일명 ‘고양콘’이 있었다.

고양시는 올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총 18회의 대형 공연을 개최해 약 70만명의 관람객을 모았고, 최근 오아시스·트래비스 스캇 공연까지 더해 공연수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의 누적 관람객은 85만명, 누적 수익은 125억원에 이른다. 공연이 도시재정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는 공연 기반 인프라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과 내년 5월 공사를 재개하는 ‘K-컬처밸리 아레나’, 그리고 체류형 관광을 위한 ‘노보텔 앰배서더 킨텍스’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더해지며 고양시는 단순 개최지를 넘어 ‘세계적 공연 허브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고양시 공연 라인업은 사실상 국내에서 유례없는 수준이었다. 지난 3월 지드래곤의 8년 만의 솔로투어를 시작으로, 4월에는 6회 총 32만명을 모은 콜드플레이 공연이 열리며 글로벌 음악 산업의 시선이 고양으로 향했다.

6월에는 BTS 제이홉·진의 복귀 후 첫 단독공연과 팬콘서트가 이어졌고, 7월 블랙핑크 공연은 해외 관람객 비중이 가장 높은 K팝 공연으로 기록됐다. 이어 데이식스 10주년 공연, 15년 만에 재결합한 오아시스 내한, 트래비스 스캇의 첫 단독 내한 등 고양은 사실상 ‘장르 불문 대형공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스타들이 고양을 택하는 배경에는 도시가 가진 구조적 경쟁력과 고도화된 운영 시스템이 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인천공항에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고, GTX-A 킨텍스역 개통으로 서울역까지 16분이면 도달한다. 대화역(3호선)과의 연결성도 높아 팬덤 이동 동선이 짧고 효율적이다. 고양종합운동장이 정규리그 홈구장이 아니라는 점도 장점이다. 전용시설과 달리 일정 조율이 자유롭고, 무대 전환이 빠르며 글로벌 투어 일정 구성에 유리하다.

행정의 적극적인 개입도 경쟁력이다. 사전 안전점검과 경찰·소방·교통·환경 등 30여개 유관기관 협업체계가 공연마다 가동됐다. 소음·불편 민원 대응 시스템도 강화해 ‘전 과정 패키지 지원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콜드플레이 공연에서는 고양시의 세밀한 ESG 행정지원이 주목받았다. 태양광 무대와 자전거 발전기, 지속가능 굿즈 운영을 지원했고, GTX-A와 공연장을 잇는 순환버스를 마련해 교통 혼잡을 최소화했다. 시는 2023년부터 글로벌 공연 기획사와 협의해왔으며,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의 협약 체결로 대형 공연 유치 경쟁력을 강화했다.

‘고양콘’의 가장 큰 특징은 파급효과가 공연장을 넘어 도시 전역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대화역 상권은 숙박·식음업 전반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카드 매출은 58.1% 증가했다. 생활인구도 15% 늘어났다. 정발산·주엽·킨텍스 상권에서도 매출 증가 효과가 확인되며 공연이 도시 경제 흐름을 직접 변화시키고 있다.

관광 인프라와의 자연스러운 결합도 눈에 띈다. 일산호수공원, 행주산성, 킨텍스 전시·박람회와 연계되며 관람객 체류시간이 늘었고, 꽃박람회·행주문화제·호수예술제와 아람누리·어울림누리 공연이 문화적 기반을 채우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공연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글로벌 공연사가 월드투어 지점을 선정할 때 웸블리·도쿄돔·LA 소파이 스타디움과 함께 검토되는 공연장이 됐다. 대형 공연 연속 개최로 국제 기준의 기술 신뢰도와 수용능력을 입증했고, 접근성·운영 효율성·행정지원까지 더해지며 고양은 동아시아 공연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5년은 고양이 ‘우연히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서 ‘아티스트와 팬이 먼저 찾는 도시’로 확고히 전환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형 공연이 도시경제와 브랜드에 미치는 효과가 실증되면서 ‘고양형 공연모델’이 작동했고, 고양은 한국 공연시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동환 고양시장
“공연은 도시경제·시민 자긍심 높이는 성장 동력”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도시경제와 시민의 자긍심을 함께 높이는 성장 동력입니다. 고양시는 이제 세계적 아티스트가 먼저 찾는 공연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동환(사진) 고양시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양콘의 성공을 도시 인프라와 체계적 행정지원, 시민 참여가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시장은 “고양종합운동장은 최대 5만명을 수용하고, 인천·김포공항과 GTX-A, 지하철 3호선으로 연결돼 국내외 아티스트와 관람객에게 최적 조건을 제공한다”며 “과거 활용도가 낮았던 운동장을 공연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키면서 국제 공연사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양시가 대형 공연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3년간 추진한 도시 구조 변화가 있다. 고양경제자유구역 추진, 일산테크노밸리·방송영상밸리 조성 등 산업 기반 확충, GTX-A·서해선 개통과 스마트시티 사업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이 결합되면서 도시 기능이 고도화됐다.

이 시장은 “베드타운을 넘어 자족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산업·교통·문화 인프라 구축이 고양콘을 가능하게 했다”며 “공연을 기회로 받아들이고 함께해준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고양콘의 진짜 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칸예웨스트를 시작으로 콜드플레이, 블랙핑크, 오아시스 등 세계적 아티스트 공연에 약 85만명이 방문하며, 공연 수익 125억원과 숙박·외식·교통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났다.

이 시장은 공연과 관광, 지역 상권을 연계한 체류형 도시로 발전시키고, K-컬처밸리 등 주변 대형 인프라와 유기적 연계를 통해 도시 전체를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고양콘이 새로운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며 고양시의 경제를 이끄는 대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고양시의 미래를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끝까지 책임 있는 도시 경영으로 ‘고양성공시대, 시민행복시대’를 반드시 실현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