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품은 네이버파이낸셜… 20조 ‘핀테크 공룡’ 탄생

입력 2025-11-27 00:14

국내 간편결제 1위 사업자 네이버파이낸셜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기업가치 20조원 규모의 ‘핀테크 공룡’의 탄생을 알리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글로벌 결제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인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을 추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디지털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공시했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교환 비율은 1대 2.54로 결정됐다. 두나무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평가받은 기업 지분 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 4.9조원, 두나무 15.1조원으로 기업 가치 비율은 1대 3.06으로 산정됐다. 다만 각 사의 상이한 발행주식 총수를 고려해 개별 주식 단위로 교환가액 비율을 결정했다.

합병이 마무리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도 거쳐야 한다. 양사 주주총회는 내년 5월 22일, 주식교환은 그 다음달 30일 진행된다. 규제 당국 심사라는 최종 관문도 넘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간편결제와 가상자산 결합에 따른 금융 시스템 리스크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독과점 우려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그간 국내 금융 생태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메가 핀테크’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디지털자산·간편결제·지갑·투자·자산관리 영역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며 서비스 확장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3400만명이 넘는 사용자와 연간 80조원에 이르는 결제 규모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이자 글로벌 탑티어 디지털자산 거래 규모 및 블록체인 기술력을 보유한 두나무의 기업 융합이 진행된다”며 “양사는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글로벌 도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양사가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네이버페이 간편결제 시스템에 연동하는 식이다. 이는 향후 AI 에이전트(비서)간 자동 금융거래 환경 마련을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AI 결제 대행을 위해 국경·시간의 제약 없이 거래될 수 있는 디지털 화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