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대만이 미국·영국·호주 3국의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 가입을 타진하고 나섰다.
26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주호주 대만대표 격인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의 쉬유뎬 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정부는 오커스의 ‘필러2’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밝혔다. 오커스 ‘필러1’은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최소 3척의 핵추진잠수함을 공급하는 내용이고 ‘필러2’는 사이버 안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 8개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는 게 핵심이다.
쉬 대표는 “대만은 AI와 양자기술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오커스 참여를 통해 참가국의 국방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중국의 점증하는 압력에 대응해 2030년까지 국방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로 끌어올리겠다”며 “400억 달러의 추가 국방 예산안을 제출해 미국산 신무기를 구매하고 비대칭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26일 국가안보 고위급회의를 소집해 “베이징 당국은 2027년 ‘대만 무력 통일’ 완성을 목표로 침략 준비를 가속하면서 대만 주변 훈련과 회색지대 침범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으며 대만 주권은 침범·병탄을 불허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 예산 증액분을 ‘대만판 아이언돔’과 정밀 타격이 가능한 방어체계 구축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반발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펑칭언 대변인은 “일본은 대만을 통해, (대만 집권) 민진당 당국은 외부 세력과의 결탁을 통해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며 “중국의 내정인 대만 문제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면 반드시 정면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