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러닝을 통해 일상의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립준비청년 A씨는 지난 6월 삼성희망디딤돌 캠페인의 일환인 러닝크루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경기도 용인의 기숙사 근처에 있는 호수공원 주변을 하루 몇 시간씩 뛰었다. 처음에는 10분도 뛰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10㎞도 완주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자신감을 얻은 A씨는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다. A씨는 26일 “러닝이 점차 마음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일상의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취업, 심리·정서 지원을 돕는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CSR) 프로그램 ‘삼성희망디딤돌’. 삼성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해 일상 속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올해는 A씨가 참여한 러닝크루 외에도 작심 3주 챌린지, 마인드업데이, 예술문화체험 등 마음건강과 신체건강을 아우르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러닝크루로 함께 뛴 희망의 길
러닝크루 프로그램은 자립준비청년의 몸건강 지원을 위해 6월과 9월 각 한 달간 총 8회에 걸쳐 용인, 광교 등 기숙사 인근에서 자립준비청년 33명과 임직원 15명이 진행했다. 매주 주말마다 오전 8~9시에 만나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고 1시간 정도를 꾸준히 달렸고, 간식 등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초기에는 함께하는 러닝에 익숙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들도 있었다. 과거 수술 경험으로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거나 다른 이들과 함께 운동한다는 것도 낯선 경험이었다. 하지만 자립준비청년들과 삼성 직원들은 걷는 것부터 시작하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이후 점차 뛰는 데 자신감을 얻게 되자 러닝에 대한 생각도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A씨는 “평소 남에게 고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러닝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다른 자립준비청년들과 고민을 나누면서 깊은 교류가 생겼고, 지금도 취업 고민 등을 함께 상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립준비청년 33명과 삼성임직원 15명은 지난 6월 21일 월드비전의 기부마라톤 대회(6㎞)에도 참여했다. 강기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프로는 “동네에서 함께 뛰는 것도 의미 있지만 실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보는 경험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성취가 됐다”며 “처음에는 도움을 받았던 청년들이 러닝을 통해 남을 돕는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자립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함께 참여했던 강 프로는 “같이 운동하며 자립준비청년들과 친해지다 보니까 청년들이 준비 중인 자격증 얘기, 일상 얘기 등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본인의 마음을 터놓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얘기를 해서 본인들도 놀랐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 김모(22)씨도 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했다. 김씨는 “교육을 받으면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러닝으로 해소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마라톤이라는 것을 들어만 봤지 직접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는데 막상 참가해 보니 흥미가 생겨 다음 마라톤에도 꼭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참여 청년들은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메신저 채팅방으로 소통을 계속했다. 각자 시간이 맞을 때 러닝 대회에 함께 참가하는 등 활동을 자발적으로 지속하고 있다.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자립 이후에도 삶을 스스로 관리해 나가는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강 프로는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청년들이 스스로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자신감을 찾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작심 3주 챌린지, 스스로를 변화시켜
작심 3주 챌린지는 자립준비청년이 3주 동안 매일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65명은 올해 7월과 8월 3주간 마음·몸·관계 챙기기 관련 미션을 수행했다. 1주차에는 감사편지 쓰기, 힐링문구 필사하기 등의 마음챙김 미션이 이들에게 주어졌다. 신체건강을 목표로 한 2주차에는 30분 운동하기, 과일·채소 챙겨 먹기 등이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마지막 3주차에는 상대방 칭찬하기, 자기자신 칭찬하기 등 긍정적인 관계 챙기기 미션을 수행했다.
해당 챌린지에 참여한 자립준비청년 B씨는 “3주 동안 하루하루 미션을 해내면서 스스로에 대해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고 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꾸준히 무언가를 실천하는 것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C씨는 “작심 3주 챌린지를 통해 인생에 확실한 목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8월에는 정서안정기법 전문 특강도 진행됐다. 김씨는 “정서안정 특강을 통해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회적으로 움츠러든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위로가 됐다”며 “불안정한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속적으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청년들이 이곳에서 배운 건강관리와 마음 다스리는 방법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