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라면 이미 기도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접했을 것입니다. 제 책장에도 기도에 대한 책이 꽤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간 “기도에 대해 좋은 책이 충분히 많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최근 김동일 목사의 ‘예수로 기도하기’(IVP)를 읽으면서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첫째 이 책을 읽는 내내 기도가 하고 싶어졌고 실제로 계속 기도하게 됐습니다. 저자는 수십 년간 목회 현장에서 사역한 목사답게 기도에 대해 효과적으로 가르치면서 독자를 기도의 자리로 인도합니다.
둘째 책은 기도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을 바르게 알려줍니다.
책은 ‘기도와 하나님의 마음’ ‘기도와 하나님의 말씀’ ‘기도와 하나님의 나라’ 3부로 구성됐습니다. 저자는 가장 먼저 하나님 마음을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기도할 것을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를 통곡하게 만든 내용은 “고아처럼 살지 말라”는 하나님 말씀입니다. 저자는 “삶이 지뢰밭이라면, 기도는 지뢰 탐지기다. 환경보다 기도가 강하다”라고 말합니다. 2부 ‘기도와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면서는 기도에 대한 성경 말씀을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토하는 기도는 어떻게 하는지, 통성기도는 어떻게 봐야 할지 등을 역사와 성경적 관점에서 전합니다. 그렇다고 응답받는 기도 비결 등 일종의 기술을 가르치는 건 아닙니다. 이를 기대하고 책을 펼친 사람이라면 실망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기도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크게 기뻐할 거라 확신합니다.
신앙이 성숙해지려면 기도가 성숙해져야 합니다. 저자는 우리의 기도가 성숙해지길 바라면서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서 사라진 ‘피앗 기도’의 회복을 소망합니다. 수태고지를 받은 마리아와 겟세마네의 예수님처럼 내 뜻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길 간구하는 기도가 피앗 기도입니다.
다만 모든 기도가 교회와 성도에게 유익하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기독교를 부패하게 만든 핵심 원인으로 잘못된 기도를 꼽습니다. 저자는 번영신학과 성공주의 등의 거짓 메시지가 잘못된 기도를 통해 들어와 교회를 병들게 했다고 진단합니다.
성경적인 건강한 교회를 원한다면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며 바른 기도를 드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도 제목이 ‘마라나타’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의 간구로 주님이 속히 다시 오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