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제조기업 10곳 중 3곳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 악화”

입력 2025-11-27 02:02

국내 수출 대기업 중 올해 자금 사정이 악화된 기업이 호전된 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고환율과 미국 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26일 매출액 상위 1000대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11곳 중 27%는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는 응답은 23.4%였고, 비슷하다는 응답은 49.6%였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이 나빠진 원인으로 ‘매출 부진’(40.0%) ‘원재료비 등 제조원가 상승’(23.3%) ‘금융기관 차입비용 증가’(11.1%) 등을 지목했다.

자금 사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대외 리스크로는 ‘환율 상승’(43.6%)이 꼽혔다. 이어 ‘보호무역 확대 및 관세 인상’(24.9%) ‘미·중 등 주요국 경기둔화’(15.6%) ‘공급망 불안’(9.6%) 등 순이었다. 한경협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미국 관세 인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자금 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 비율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는 응답(20.7%)이 감소했다는 응답(12.6%)보다 월등히 많았다. 응답 기업들은 ‘원자재·부품 매입’(35.7%) ‘설비투자’(30.7%) ‘연구·개발’(15.3%) 등에 자금을 투입하는데, 기업 3곳 중 1곳(32.4%)은 올해 자금 수요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답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